부시 가문 ‘대권 잠룡’ 조지 P 부시 주니어, 정계 진출 선언

입력 2014-03-04 01:37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 조지 P(프레스콧) 부시 주니어(37)가 정계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부시 가문에서 등장한 또 한 명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프레스콧이 정계 입문의 발판으로 삼은 자리는 텍사스 주정부를 구성하는 9대 기관장 중 하나인 랜드 커미셔너다. 이 자리는 텍사스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석유 등 천연자원과 광활한 토지를 관리하는 장관급 요직이다.

프레스콧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건 텍사스주 랜드 커미셔너가 통상 주지사로 가는 교두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가 텍사스 주지사로 있다가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현직 릭 페리 주지사도 지난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프레스콧이 이번 선거에 승리하면 주지사를 거쳐 대권에 도전하는 수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가문이 후광 역할을 하는 프레스콧에겐 선대와 다른 정치적 이점도 있다. 그의 어머니가 가난한 집안 출신의 멕시코계 이민자다. 프레스콧에게 히스패닉의 피가 흐른다는 점은 공화당으로부터 등을 돌린 히스패닉계 유권자를 다시 끌어오는 배경이 될 수 있다.

프레스콧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교로 근무했다는 점도 정치적으로 유리한 전력이다. 부시 가문은 그동안 병역기피 논란에 시달렸었다.

프레스콧의 대권 가도는 현재 공화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아버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행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젭 부시가 아버지(조지 H W 부시)와 형(조지 W 부시)의 뒤를 이어 대선에 출마한다면 당선 여부를 떠나 유권자에게 ‘또 부시냐’는 식의 피로감을 누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