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족 테러 다음은 어디…” 中 긴장
입력 2014-03-04 03:31
‘3·1 쿤밍 테러’는 위구르족의 테러 활동이 고정된 형식을 벗어나 더욱 잔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임을 예고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외교부는 3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건 현장에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깃발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은 테러 대비 조치가 거의 안돼 있기 때문에 테러의 표적이 된 것이라고 테러 전문가가 밝혔다. 이와 함께 위구르족 불법 무장세력 가운데 상당수는 윈난성에서 마약 거래를 하고 있어 이들이 이번 테러에 가담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반테러 전문가인 리웨이(李偉)는 이날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나 베이징은 이미 테러 대비 조치가 잘돼 있지만 쿤밍은 테러에 취약한 곳”이라면서 “위구르족 테러는 고정된 형식을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에는 어디에서 테러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언론인으로 신장 문제 전문가인 황장진(黃章晋)은 “위구르인이 윈난성에서 마약 거래에 나선 지 이미 오래됐다”며 이들에게 혐의를 뒀다.
그러나 중국의 테러 대비 수준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신장 문제 전문가인 리성은 “ETIM의 테러는 신장 지역에서 중국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국면”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ETIM은 테러에 사용할 무기를 현지에서 조달한 뒤 일반 시민이 숨겨서 운반토록 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테러 수단도 폭발물뿐 아니라 장검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각 도시에서는 테러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양회에 참가한 윈난성 대표들이 테러방지법 제정을 거론하는 등 앞으로 중국 정부 차원의 테러 대비 조치가 강화될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테러 대비 방법’을 퍼 나르는 등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에는 “생명이 우선이다. 재산은 포기해라” “골목길은 피해라” 등의 20가지 항목이 들어 있다.
한편 중국 공안부가 이날 오후 쿤밍 테러범은 여자 2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안부가 40여 시간에 걸쳐 진행한 초동 수사 결과 쿤밍시 철도역을 습격한 테러조직은 총 8명으로 파악됐으며 3명의 용의자를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일 테러현장에서 범인 4명을 사살하고 여성 1명을 체포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