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R’ 로렌 립비 총재 “단파 라디오 복음 방송엔 장벽 없어”

입력 2014-03-03 18:45 수정 2014-03-04 02:33


“아프리카에서 북한 지하교회까지 단파 라디오 복음방송엔 장벽이 없어”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깊던 1948년, 선교여행차 스페인을 방문한 서른 살의 미국 청년 폴 프리드(Paul Freed)씨의 마음속에 꿈이 하나 생겼다. ‘이곳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야겠다.’ 그는 북아프리카 모로코 탕헤르 지역에 작은 라디오방송국을 만들었다. 이윽고 1954년 2월, 스페인에서 지브롤터(영국령) 해협에 이르는 지역을 가청권으로 삼아 영어·스페인어로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국제 미디어선교단체인 TWR(Trans World Radio)의 출발이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2014년. TWR은 괌(미국령) 등 전 세계 14개 지역의 단파 라디오 송출소와 인공위성, 비디오 및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160여 개국 230개 이상의 언어로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가청 인구만 38억 명에 달하며 2011년 한 해에만 약 75만 명이 TWR의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을 정도로 청취자(또는 이용자)와의 활발한 소통을 자랑하고 있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 본부에 근무하는 로렌 립비(Lauren Libby) TWR 4대 총재와 지난 2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2008년부터 총재를 맡고 있다.

“TWR의 존재 이유는 간단합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해 열매를 맺자’는 소명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립비 총재는 TWR 1대 총재였던 프리드 박사가 방송국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전 세계에 복음을 전파할 것”이라고 선포한 비전이 성취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첨단 시대에 ‘품질’이 떨어지는 구식의 단파 라디오 선교를 여전히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단파 라디오는 여전히 복음전파에 있어서 아주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단파 방송으로 전해지는 선교 프로그램이 아프리카 청취자들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수십 년에 걸친 조사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TWR KOREA(북방선교방송·본보 2월 21일자 29면)의 경우, 하루도 빠짐없이 북한의 청취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되고 있고요. 세계적으로 단파 방송이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는 결코 단파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립비 총재는 이어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복음이 필요한 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TWR 사역의 최우선 고려 사항”이라며 “첨단 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는 여타 미디어 기관들과 가장 구별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TWR의 또 다른 특징은 다른 선교단체들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TWR은 현재 전 세계 70여 개국의 주요 선교기관 및 단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일례로 ‘빌리 그레이엄 전도협회’와 ‘리딩 더 웨이(Leading The Way)’ 등 국제적 복음전도 단체들의 성경콘텐츠를 각 국의 언어로 번역,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내보내는 등 상호협력하고 있다.

립비 총재는 또 “단파 선교방송의 장점은 설교와 선교사가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방송·통신의 자유가 차단된 북한 지역 성도들을 타깃으로 한 TWR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TWR은 올 상반기 전후로 인터넷 홈페이지(twr360.org)에 한국어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영어·중국어·스페인어 등 7개 국어로 이용할 수 있다.

립비 총재는 “앞으로 10년 후에 어떤 기술적 혁신이 눈앞에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중요한 건 어떤 변화를 맞닥뜨려도 TWR은 그 기술을 복음전파에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성도들을 향해 “자원봉사자로, 또는 동료 사역자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데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