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신속한 창당-새정치연합은 ‘새 정치’에 방점… 첫 회의부터 미묘한 신경전

입력 2014-03-04 02:31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3일 통합신당의 설계도를 그릴 신당추진단 명단을 발표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은 신속한 창당에, 새정치연합은 ‘새 정치’라는 지향에 방점을 두는 등 물밑 신경전도 감지됐다.

민주당 측 추진단에는 설훈 의원, 송기복 민주정책연구원 상근부원장, 김태일 영남대 교수가 임명됐다. 새정치연합 측 추진단에는 김효석 공동위원장이 단장을 맡고 무소속 송호창 의원, 정연정 배재대 교수가 포함됐다.

민주당 측 단장을 맡은 설 의원은 첫 회의에서 “빠른 시간 내에 합의해 내서 창당을 마무리 짓도록 하자”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측 김 위원장은 “시간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향에서 신당을 만들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3지대 신당은 결코 민주당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신당의 중심 개념은 안철수 의원이 주장하는 새 정치 에너지 중심으로 당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의 첫 삽은 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새 지도체제, 지방선거 공천 룰 확정 등 풀기 쉽지 않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남아 있다. 민주당은 국회에 126석의 의석을 갖고 있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2석에 불과하고 당원 수도 격차가 크다. 양측의 ‘체급 차’를 어떻게 보정해 동등한 지위에서 통합하느냐 하는 어려운 숙제가 남은 것이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안 의원과 통합원칙 이외에 공천이나 지분 얘기를 할 분위기도 아니었다”며 지분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5대 5로 나눈다’는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5대 5는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같이 추진한다는 의미이지 지분이 아니다”라며 “현실에 맞게 다시 룰도 정리하고 여러 가지 제반 요건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송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의원 숫자(수) 또는 당원 숫자로 보는 것보다는 지금 국민들이 이번에 우리들의 통합 과정을 어떻게 보고 있고 무엇을 기대하느냐, 이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