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누리 선거 판세 자체 분석… “국민 새 정치 열망… 쉽지 않은 선거”

입력 2014-03-04 02:31


야권의 통합신당 창당으로 안갯속에 휩싸인 6·4지방선거 판세와 관련해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야권연대를 전제로 이미 ‘1대 1 대결’을 준비해 왔고, 예상보다 창당 선언이 일러 시너지 효과가 지방선거까지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새 정치를 기치로 단숨에 집권 여당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던 ‘안철수의 힘’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통합신당 꼼수지만 파괴력 있을 것”=지방선거에서 단일대오를 갖춘 통합신당과 맞붙게 된 새누리당은 필승전략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안 의원을 향한 국민들의 새 정치 열망이 식지 않고, 민주당이 쇄신하는 모습이 더해지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당 곳곳에선 위기상황을 지적하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통합신당 창당이 비록 꼼수이지만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만 믿고 그동안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현 지도부를 해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KBS 라디오에 나와 “관심이 신당 창당에 간다면 우리로서는 쉽지 않은 선거가 분명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실천’을 연결고리로 묶인 통합신당이 새누리당을 ‘약속위반 정당’으로 몰고 갈 경우 명분 싸움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고민이 있다.

◇“야권통합 예견됐던 일…오히려 보수 결집 기회”=내부적으로는 이미 양자구도를 전제로 선거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큰 변수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야권연합의 실체가 일찍 드러나면서 보수층 결집 효과가 기대되고, 동력을 잃는 듯했던 새누리당 지도부의 ‘총동원령’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지역 순회 경선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지난 4년간 지방정부 실정을 파고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는 남경필 의원을 만나 경기도지사 출마 결심을 종용했다. 황 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서울이 정리됐으니 이제 경기도 차례”라면서 “부산, 인천, 제주도도 같은 프로세스를 거칠 것”이라고 했다. 남 의원은 “늦지 않게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출마를 사실상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휴가를 떠났다. 유 장관은 페이스북에 “거듭되는 출마 요청과 현재의 정치 상황을 보면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휴가에서 돌아오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남겼다.

통합신당 창당의 파괴력이 90여일 남은 지방선거에까지 미칠지도 관건이다. 창당 과정에서 민주당과 안 의원 측 간 ‘지분 나눠먹기’ 식의 갈등이 불거지면 새누리당 입장에선 ‘호재’가 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른데 3월 안에 잡음 없이 창당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선거용 야합이라는 점이 부각돼 지지율이 많이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