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조반니 안토니니 이메일 인터뷰 “바로크시대 음악은 연주가들 창의성 발휘될 여지 많아요”
입력 2014-03-04 01:33
伊 고악기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3월 12일 첫 내한공연
이탈리아어로 ‘조화의 정원’이란 뜻의 세계적인 고악기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가 12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작품이 완성된 시기의 악기로 연주하는 ‘원전연주’ 단체로, 특히 비발디 연주에서 독창적인 면모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1985년 이탈리아에서 악단을 창립하고 89년부터 이 악단을 이끌고 있는 조반니 안토니니(49·사진)를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왜 바로크 음악일까. 그는 “바로크 음악은 환상적인 솔로 연주부터 대규모 기악 편성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스타일이 다양해서 연주가의 창의성이 발휘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마치 재즈처럼 연주가들이 즉흥 연주를 통해 다양한 해석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에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 헨델, 텔레만의 협주곡을 비롯해 비발디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라 폴리아 d단조’ 등을 들려준다. 그는 “이 음악들은 곧바로 관객의 마음에 다가가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다”며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곡을 듣기 위해 연주장을 찾을 정도로 호기심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악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케스트라의 객원지휘자로 활동해온 안토니니는 리코더 연주자로도 명성을 떨쳐왔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쉬운 악기로 인식돼있지만, 실제로 바로크 시대에는 리코더를 위한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졌고 복잡한 즉흥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상당 수준의 교육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학교에서 리코더를 가르치는 데서 알 수 있듯 리코더는 매우 접근하기 쉬운 악기”라며 “연주자도 아마추어부터 뛰어난 재즈 연주자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비발디의 ‘사계’ 등 음반시장에서도 ‘바로크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던 이들의 다음 여정은 하이든이다. 그는 “하이든 교향곡 전곡 녹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이든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생각을 바꿀 정도로 강력한 해석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