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낙서’ 지우기 나선 일본의 양심들
입력 2014-03-03 03:31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혐오(혐한·嫌韓) 시위에 반대하는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뜻을 모아 도쿄 한인타운에서 혐한 낙서들을 지우는 행사를 가졌다.
NHK는 혐한 시위에 반대하는 일본 단체의 요청으로 모인 한국과 일본 자원봉사자 50여명이 2일 도쿄의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서 혐한 시위의 흔적을 지우는 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곳 한인 상권은 2주마다 열리는 혐한 시위와 엔저(低) 공세로 인해 고사 위기에 놓였다(국민일보 1일자 1·3면 참조).
행사 참가자들은 혐한 단체 회원들이 상점과 주택 주변의 벽에 스프레이나 유성펜으로 쓴 ‘한국인은 돌아가라’ 등 50여곳의 낙서를 얼룩제거제와 걸레 등으로 정성스럽게 제거했다. 한 일본인 참가자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낙서는 좋지 않은 행동”이라며 “지금부터 모두 지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받는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대표적 혐한 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은 신오쿠보에서 주말 등에 혐한 시위를 벌여오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지요다구 소재 아키하바라 공원 등 번화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반 일본인들을 상대로 혐한 감정을 확산시키려는 목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각국 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에서 “일본에서 사회적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서구 각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