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논의 과정·향후 일정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일 통합신당 창당을 전격 선언하기까지의 3일간은 숨 막히는 물밑 협상의 연속이었다. 기초선거 무공천 이슈에 함께 대응하며 쌓아온 두 사람의 신뢰 관계가 예상 밖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4일 안 의원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하고 같은 달 26일 김 대표를 찾아가 동참을 촉구하자 김 대표는 선수(選數)별로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과 안 의원 측 송호창 의원의 대화 채널도 물밑에서 가동됐다. 민주당은 같은 달 28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기초선거 무공천을 최종 결정했다. 김 대표는 그날 밤 바로 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무공천 원칙을 전하고 야권 통합까지 함께 제의했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다음날인 지난 1일 오전 양자 회동을 가졌다. 오후에는 민주당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과 민병두 의원, 안 의원 측 송 의원, 조광희 변호사가 동석해 새벽까지 협상을 벌였고 2일 0시40분 최종 합의했다. 양측은 2일 오전 9시 각각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단회의를 열어 창당을 추인했고, 오전 10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초선거 무공천 발표를 넘어 통합신당 창당이라는 ‘폭탄선언’이 나오자 회견장은 “헉”하는 탄성과 함께 충격에 휩싸였다. 김 대표는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안 의원은 담담한 목소리로 합의 내용을 읽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 전후로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고, 당원들에게는 음성메시지를 보냈다. 상임고문단과는 저녁만찬을 가졌다.
양측은 새정치연합이 먼저 제3지대 신당을 만들면 민주당이 그 신당과 ‘당 대 당’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합당이 아니라 해산 후 합류하게 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 본부장은 “기초선거 공천을 안 하기 때문에 당의 업무가 줄어 3월 말까지 창당이 가능하다”며 신속한 창당 진행을 시사했다.
민주당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과 박용진 홍보위원장, 민 의원, 안 의원 측 송 의원과 금태섭 대변인, 박인복 공보팀장 등 6인은 이날 국회에서 실무단 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5대 5 비율로 참여하는 ‘신당추진단’ 구성과 3일 첫 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추진단은 정무·기획·총무·조직 등 4개 실무분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전현직 중진 의원급이 참여하는 공동추진단장은 양측이 2명씩 참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통합신당 창당 선언] 김한길 대표,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하고 ‘통합’ 先제의
입력 2014-03-03 02:32 수정 2014-03-03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