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아파트 엘리베이터서 30대 女 살해 러시아인 용의자, 사건 다음 날 출국

입력 2014-03-03 01:37

러시아인으로 의심되는 남성이 한밤중에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뒤따라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목 졸라 살해하고 금품을 탈취해 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남성은 이미 본국으로 출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1시7분쯤 부천시 원미구 상동의 한 아파트에서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던 회사원 A씨(30)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자신의 집인 13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가방은 아파트 인근 의류수거함에서 발견됐지만 현금이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A양을 발견한 직후 아파트 1층 CCTV를 토대로 이 남성을 추적했고, 용의자로 러시아인 B씨(34)를 지목했다. 하지만 경찰은 B씨가 사건 다음 날인 지난 1일 오전 10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700m 떨어진 러시아인 전용 주점에 자주 출입했으며 범행 직후 해당 주점 주인에게 ‘내일 출국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의 부모는 사건 당일 딸이 집에 들어오지 않자 오전 4시30분쯤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고, A씨의 오빠가 오전 5시50분쯤 숨진 상태로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B씨에 대해 인터폴 수배와 함께 법무부를 통해 러시아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방침이다.

부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