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제3지대서 통합신당 창당”… 지방선거 ‘판’ 바뀐다
입력 2014-03-03 01:36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일 6·4지방선거 전 통합신당 창당을 전격 발표했다. 이르면 3월 창당이 가능할 전망이다. 126석의 거대 야당과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율 1위인 무소속 후보가 결합했다는 점에서 지방선거는 물론 이후 정치구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과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반발도 만만치 않아 창당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 신당의 3자 경쟁이 예상됐던 지방선거 구도는 처음부터 새로 짜이게 됐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국회 사랑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통합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정부와 여당이 대선 때의 거짓말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차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기초선거 정당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결정한 뒤 1일 안 의원과 두 차례 회동을 갖고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의했다.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양측이 참여하는 신당추진단이 주도해 별도의 신당을 만들고, 이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5대 5 지분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안 의원을 전면에 내세워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고, 안 의원은 현역 의원 단 두 명에 불과한 상태에서 5대 5 통합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성과가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새정치를 내세우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 구조를 강력히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여론과 정치권의 뭇매가 불가피해 보인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당에서 계속적으로 정치혁신과 국민을 위한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안 의원 세력 간에는 공천 및 지분을 둘러싼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안 의원 세력과 민주당 내 친노계의 충돌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과 민주당 문재인 의원 간 대선 후보 경쟁도 치열해지게 됐다. 민주당은 정의당에는 통합신당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고, 통합진보당은 함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원래부터 원칙도 내용도 없었던 안철수식 새정치의 종언을 고한 날”이라며 “기득권에 편승해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도 “정치 야합” “새정치는 원래 없었다”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