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감리교회 홍성국 목사 “교회의 외적 부흥보다 신앙적으로 성숙한 교인 길러내는 데 집중”
입력 2014-03-03 01:33
“목회자와 교인뿐 아니라 교인들 간에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감 덕분에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동안로 평촌감리교회에서 만난 홍성국(60·사진) 목사는 “새로운 사역을 해보자고 제안하면 교인들이 이견 없이 받아들이고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줘서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3월 교인들에게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하고 각막 및 장기기증 서약식을 열었는데도 250여명이 동참했을 때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장기뿐 아니라 자신의 모든 신체를 기증하며 40대 후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배 목사의 추모예배에 참석했다가 우리 교회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앞장서서 서약서를 쓰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교인이 참여할 줄은 몰랐습니다.”
홍 목사는 새신자 교육 때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회에 새로 등록한 교인은 홍 목사로부터 직접 성경 말씀을 배우고 20여명으로 짜인 소그룹별 성경공부를 하는 1년여간의 과정을 마쳐야 한다.
그는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대해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경의 가르침에 더 집중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는 데 헌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 목사는 “건물 지하에 교회를 개척한 뒤 과로 때문에 결핵성늑막염에 걸렸을 때 과연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게 됐다”며 “기도하는 가운데 외적 부흥보다는 신앙적으로 성숙한 교인들을 길러내는 데 더욱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홍 목사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농사일을 도왔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뒤 감리교신학대학 및 감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충북 충주의 신촌교회와 서울 은파교회 등에서 사역한 뒤 평촌감리교회를 개척했다.
안양=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