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중기획 착한교회] (3) 안양 평촌감리교회

입력 2014-03-03 01:33


각막·장기기증으로 ‘생명 살리는 사역’ 동참

지난해 3월 31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동안로에 있는 평촌감리교회에서 특별한 부활절예배가 열렸다. 교인 250여명은 강대상 앞에 길게 줄을 서 두 개의 접수함에 차례로 서약서를 집어넣었다. 서약서에는 세상을 떠나거나 뇌사했을 경우 각막과 장기 등을 기증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자필 서명이 담겼다.

교회는 서약서를 보건복지부 장기이식등록기관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에 전달했다.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예배에서 모은 헌금도 선천성 녹내장으로 각막이식을 대기 중인 위모씨 등 시각장애인 4명의 각막이식수술비로 지원했다.

평촌감리교회는 올해도 부활절 전 40일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인 5일부터 4월 19일까지 각막이식수술비 등을 모금하기로 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세상을 섬기는 공동체’라는 교회 표어에 걸맞게 ‘생명을 살리는 사역’을 매년 이어갈 계획이다.

교회는 안양시 만안구 병목안로에 있는 안양시율목종합사회복지관의 운영을 위탁받은 2003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웃을 섬기는 사역을 시작했다. 위탁 기간이 종료된 2011년 2월까지 교회 재정이 넉넉지 않은데도 안양시의 노숙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에 적극 나섰다. 지난 1월에는 섬김 사역을 전문화하기 위해 성도들이 안양시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 기본소양교육까지 받았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선교환경도 척박한 농촌교회를 돕는 사역도 활발하다. 교회는 지난해 9월 경기도 화성의 원천교회(곽일석 목사)와 농산물직거래 선교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식은 경기남부의 농촌교회와 평촌감리교회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의 도시교회를 연결하는 ‘하베스트202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하베스트2020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도시교회 20곳과 농촌의 미자립교회 20곳이 선교협약을 체결하게 하자는 캠페인으로 평촌감리교회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농촌교회 성도들이 재배한 쌀과 김장용 배추, 고춧가루 등을 도시교회 교인들이 중간 판매상을 거치지 않고 소비함으로써 농촌교회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교회는 농촌교회 지원을 위해 올해 초부터 ‘농촌선교 꾸러미 쿠폰’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농촌교회 교인들이 재배한 농산물 3∼4개의 품목을 살 수 있는 5만원 및 10만원짜리 쿠폰을 만들어 교인들에게 이용하게 함으로써 농촌교회 농산물 구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교회 관계자는 “도시교회 성도들은 유통 마진 없이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살 수 있고 농촌교회 성도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며 “다른 교회도 동참할 수 있는 농촌교회 돕기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2012년 7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한 마을에 우물을 파는 일을 지원하는 등 NGO단체와 함께 해외선교에도 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 단기선교팀을 보내 봉사활동을 했다.

교회는 개척 초기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모두 이겨냈다. 1991년 3월 안양시 호계2동의 건물 지하에서 아홉 가정이 예배를 드리며 출발했으나 현재 등록교인 1000여명(출석 700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93년 은행 대출 등을 받아 안양시 갈산동의 상가건물 3층으로 이사했고 97년 현재의 예배당을 매입했다. IMF 외환위기 직후 대출 이자 부담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교인들이 합심해 이겨냈다.

홍성국 목사는 “앞으로 교회의 외적 성장보다는 어려운 이웃과 지역공동체를 섬기는 일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안양=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