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시즌 첫 대회서 동메달 3개 품은 ‘요정’… 손연재, 후프·곤봉·리본 3위

입력 2014-03-03 03:31
손연재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2014시즌 첫 대회에서 스무 살 숙녀의 감성과 메시지를 담은 연기를 펼쳐 동메달 3개를 목에 걸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손연재는 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그랑프리대회 후프 종목별 결선에서 17.516점을 얻어 3위에 올랐다. 이어 벌어진 볼 종목에선 아깝게 메달을 놓쳤지만 곤봉에서 손연재는 17.816점을 받아 동메달을 추가했다. 두 종목 1위와 2위는 러시아의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바가 가져갔다.

손연재는 마지막 리본 종목에서도 17.766점으로 동메달을 확보해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3개를 차지했다. 손연재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국제 대회에서 메달 3개를 목에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딴 적이 있지만 당시는 아시아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지역 대회였다.

전날 개인종합에서 6위에 오른 손연재는 4종목 결선에 모두 진출했다. 첫 번째로 나선 후프 종목에서 손연재는 루트비히 민쿠스(오스트리아)가 작곡한 발레곡 ‘돈키호테’에 맞춰 발랄한 연기를 펼쳤다. 손연재는 후프를 발로 돌리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지만 침착하게 남은 시간 완성도 높은 연기를 선보여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마크 민코프(러시아)의 차분한 곡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에 맞춘 볼 종목에서는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세 번째 곤봉 종목에서 다시 힘을 냈다. 손연재는 곤봉을 머리 위에 얹고 스텝을 밟는 특유의 동작 또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손연재는 곤봉 연기에서 영화 ‘대부’에도 사용된 파트리지오 부안네(이탈리아)의 흥겨운 노래 ‘루나 메초 마레(바다 위에 뜬 달)’를 선택했다. 이날 손연재는 경쾌한 리듬에 맞춰 통통 튀는 듯 싱그러운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리본 종목에서는 이국적인 아라비아풍의 음악 ‘바레인’에 맞춰 신비롭고도 우아함이 물씬 묻어나는 한 단계 성숙된 연기로 마지막 동메달을 가져왔다.

손연재는 이번 러시아 그랑프리대회를 시작으로 올 시즌 각종 그랑프리 대회와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시리즈, 세계선수권대회,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특히 월드컵 시리즈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손연재는 지난 1월 10일부터 겨우내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담금질에 들어가 후프·볼·리본·곤봉 등 4종목 프로그램을 모두 새롭게 짰다. 프로그램의 난도를 지난 시즌보다 전반적으로 높였으며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살리는 표현력에 역점을 뒀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 후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로 돌아가 이달 중순 있을 슈투트가르트 FIG 월드컵을 대비한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