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음성 살아남은 오리없다… 순천도 비상

입력 2014-03-02 15:46

[쿠키 사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충북 도내 가금류 사육 밀집지역인 진천군과 음성군의 오리가 대부분 살처분 돼 사육기반 붕괴 등 후폭풍이 우려된다. 또 잠시 주춤했던 AI는 전남 동부권에서 다시 발생해 철새 도래지인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개장을 무기 연기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 진천군 이월면에서 처음 AI가 발생한 이후 오리 28개 농가 32만5000마리와 닭 13개 농가 55만7000마리 등 모두 88만3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진천지역에는 현재 오리가 2개 농가의 7000여 마리만 남았다. 오리 54개 농가 59만5000마리, 닭 4개 농가 24만5000마리를 살처분한 음성군의 사정도 비슷해 오리는 8만2000여 마리만 남았다. 진천·음성지역은 사실상 닭·오리의 사육기반이 붕괴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 농가의 재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가금류의 이동제한 해제는 AI 발생농가의 살처분이 끝난 뒤 30일이 지나야 가능하다. AI 발생농가가 재사육을 위해서는 21일간의 입식시험, 분변 바이러스 검사가 필요하다. 다음 달 중반은 넘어야 입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종오리 농장이나 산란계 농장은 알을 낳을 정도로 키우는데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해 예전의 시설 규모로 농장을 재가동하는데 얼마의 기간이 필요한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상도 문제다. 이들 농가 대부분은 대형 축산물가공업체 등의 위탁을 받아 오리 등을 사육했기 때문에 보상금 가운데 위탁수수료만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손에 쥐는 보상금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남 순천시 낙안면 한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인 H5N8형이 확인돼 이 농가를 포함 반경 500m 이내 오염지역 닭과 오리 7만200여마리(3농가)를 살처분했다. 이에 따라 순천시는 AI 발생 장소에서 20여㎞ 떨어진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이달부터 부분 개장하려다가 이를 철회했다. 이로 인해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자 생태공원 주변의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상인들이 최근 순천만 폐쇄조치 철회를 위한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진천·순천=홍성헌 장선욱 기자 adhong@kmib.co.kr

진천=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