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민주구국선언 기념대회 "민주화의 역사 잊지말자" …300여명 참석
입력 2014-03-01 16:58 수정 2014-03-01 17:13
늦봄문익환목사20주기기념사업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김대중평화센터 등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3.1 민주구국선언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기념대회에는 문동환 목사와 함세웅 신부 등 3.1 민주구국선언(1976년) 당시 참가자, 정계와 교계 관계자와 일반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NCCK 인권센터 소장 정진우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 전 통일부장관 이재정 신부는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의 책임을 다시 확인하고, 민주화와 통일의 역사를 다시 새롭게 써 나아가기 위함”이라며 “38년 전 억압과 불의, 분단의 역사를 이겨낸 것처럼 오늘 우리도 새로운 평화와 민주주의, 통일의 새 역사를 위해 새로운 시작을 해야한다”고 개회사를 전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음성 녹음으로 격려사를 전한 이희호 여사는 “3.1 민주구국선언은 매우 용기 있는 항거였다”며 “입에는 검정색 십자가를 붙이고, ‘민주주의 만세’라고 적힌 부채를 들고, 구속자 석방을 외쳤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민주화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념하는 일은 매우 소중하고 값있는 일”이라며 “3.1 민주구국선언의 정신을 되살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고(故) 문익환 목사의 3남 문성근 국민의행동 상임위원의 ‘3.1 민주구국선언문’ 낭독에 이어 ‘3.1 민주구국선언 38주년 및 최종 무죄판결 기념 성명서’가 낭독됐다. 참가자들은 성명에서 “3.1 민주구국선언은 말 그대로 나라를 구한다는 ‘구국’의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한 불멸의 선언”이라며 “하지만 이후 관련자들은 ‘반정부 선동’으로 적게는 1년, 길게는 5년까지 20여명의 민주 인사들이 고문과 가혹한 형별 속에서 고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당시 사건 조작 관련자들의 사죄와 반성을 엄중 촉구한다”며 “‘이 나라는 민주주의 기반 위에 서야 한다’고 절박하게 외치던 38년 전의 외침대로 우리 모두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국민과 함께 전진 또 전진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기념대회는 성명서 낭독에 이은 만세 삼창(자주독립 만세, 민주주의 만세, 민족통일 만세)으로 마무리됐다.
3.1 민주구국선언은 긴급조치 9호로 유신 정권의 탄압이 정점에 달했던 1976년 3월 1일 명동성당에서 발표된 것으로, 민주주의에 입각한 나라, 경제입국의 구상과 자세의 근본적 재검토, 겨레의 최대 과업으로서의 민족통일 등을 주창한 선언이다. 이 사건으로 김대중 윤보선 전 대통령, 문익환 목사, 함세웅 신부 등 재야인사들이 구속 수감돼 큰 파장이 일었다. 지난해 7월 3일 재심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8부는 전원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항고를 포기함으로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