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인문계 정시 합격선 떨어졌다…사상 첫 수준별 수능이 빚은 ‘이변’
입력 2014-03-01 02:50
201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연·고대 경영대 커트라인이 인문계 모집단위별 2∼3위로 밀리는 등 각종 이변이 속출했다. 수준별 수능이 처음 시행된 이번 입시가 빚은 예고된 혼란이다. 재수를 결심하는 학생들도 예년보다 늘어나고 있다.
27일 입시업체 이투스청솔이 분석한 결과 SKY 등 주요 대학 합격선이 하향 평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문과에선 경영학과가 538점(자체 기준 800점 환산 점수)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최하위인 국어교육과의 533점과 5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과에선 의예과가 538점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합격선이 가장 낮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523점)와의 차이는 15점으로 2013학년도 23점보다 크게 줄었다.
연세대(500점 환산)에선 사회학과가 335점으로 333점의 경영대를 앞질렀다. 사회학과가 연세대 합격선 1위를 차지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전통적인 인기 학과인 연세대 경영학과는 우선 선발 합격선이 337.4점으로 가장 높았지만 추가 합격자가 많이 나온 탓에 추가 합격선은 중상위 정도로 밀렸다. 사회학과는 추가 합격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고려대 경영대의 합격선(500점 환산 488점)은 국제학부와 식품자원경제학과(이상 489점)에도 뒤졌다.
상위권 대학 정시에서 이변이 속출한 것은 수준별 수능으로 어느 해보다 합격선 예측이 어려웠던 데다 수능 고득점자 중 상당수가 수시에 합격하면서 정시 지원자 중 고득점자층이 엷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 선발 비중이 70% 이상이어서 수능 고득점자 중 상당수가 수시에 합격해 빠져나간 것도 정시 합격선이 요동친 이유”라고 분석했다.
예상 밖의 결과에 재수를 결심하는 수험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김모(19)양은 “예측이 어려웠던 수준별 수능 때문에 하향 지원했다가 피해를 봤다”며 “영어에서라도 수준별 수능이 폐지되는 2015학년도에는 실력대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학원의 김명찬 평가이사도 “정시 합격선이 요동친 올해 대신 ‘내년에 한번 더 해보자’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