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혁신 앞장서는 ‘善良들’
입력 2014-03-01 01:34
일부 야권 정치인들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불투명한 정치자금이란 지적을 받아온 출판기념회를 취소하고 있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선거자금과 선거운동이 필요함에도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여론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출판기념회 취소는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새정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호남에서 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27일에는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같은 당 주승용 의원이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취소했다. 박 의원은 당의 중진으로서 정치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주 의원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도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사유를 밝혔다.
재선에 도전하는 강운태 광주시장, 강진원 전남 강진군수도 비슷한 이유로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의 전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장만채 전남도교육감도 출판기념회를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3월 6일 금지 시한 전까지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정치인들은 이래저래 눈치를 봐야 해 속내가 편치 않다. 새정치연합 전남도지사 예비 후보로 등록한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많은 고민 끝에 강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를 무조건 구정치로 몰아붙일 사안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시장 선거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28일 “정치신인이나 도전자들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조직을 점검한다”며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는 금전적 이득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차선책으로 신개념 출판기념회를 여는 경우도 있다.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결합한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이 90분간 책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이를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조직 동원이나 선거자금 모금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 전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승수 전 전북 정무부지사는 지난 25일 출판기념회에서 투명박스를 설치한 뒤 권당 2만원을 받으며 수익을 공개하기도 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