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터뷰] 삼화네트웍스 박태영 PD “자신을 믿고 끊임없이 고민하라”

입력 2014-03-01 01:35


삼화네트웍스 기획제작부장 박태영(38·꽃동산교회) PD는 스스로 청소년기에 놀아볼 만큼 놀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자신을 믿고 고민하라”는 것. 그는 청소년들을 위해 특강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말을 가장 많이 한다. 본인의 인생이므로 스스로 고민해야 그 안에서 새로운 길이 보이고 답도 보일 것이란 마음에서다.

즉흥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생활화·습관화하라고 강조한다. 드라마 제작총괄 프로듀서로 바쁘지만 그는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꿈꾼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삼화네트웍스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어두웠던 과거를 털어놓으며 청소년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방영 중인 ‘참 좋은 시절’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비롯해 ‘구가의 서’ ‘무자식 상팔자’ ‘목욕탕집 남자들’ ‘솔약국집 아들들’ ‘엄마가 뿔났다’ ‘제빵왕 김탁구’….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동안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던 TV드라마 브로마이드가 벽을 빼곡히 장식하고 있었다. 박 PD는 드라마의 전반적인 기획과 제작을 담당한다. 디렉터인 연출이 작품만 생각한다면, PD는 큰 틀 안에서 예산에 맞춰 그림을 그려 제작하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강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가족드라마를 탄생시켰지만 그는 청소년기 시절을 방황하며 보냈다.

종가집의 2남 2녀 중 장손으로 태어났다. 엄격한 유교 가정에 크리스천인 어머니가 시집와 딸 둘을 낳으니 며느리로 대접도 받지 못했다. 어머니는 100일 기도를 드리며 “하나님 아들을 낳게 해주시면 하나님의 종으로 키우겠습니다”라고 서원했다. 박 PD는 어머니의 기도로 태어났다. 모태신앙인 그는 교회 본당이 놀이터였다. 그러나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가 별거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어른들 말이 다 맞지 않다는 생각에 반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에게 대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일진 친구들만 있었고요. 학교에서도 포기한 아이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더 이상 엇나가지 못한 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어머니의 한 말씀 때문. “나는 봉사고 아들은 지팡이다.” 어머니는 이렇게 얘기하며 아들을 위해 늘 기도했다. “네가 시궁창 길을 걸어가면 나는 시궁창 길을 따라 갈 것이고 네가 탄탄대로를 걸으면 나도 탄탄대로를 따라 간다.” 어머니의 ‘지팡이 말씀’과 기도가 그를 붙잡았다. “제가 반항을 한 이유는 ‘어머니 나한테 관심 좀 가져주세요’란 표현이었지요. 그게 도를 넘으면 어머니가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하실 것 같아 최소한의 반항을 했어요.”

그는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도 대학에 한번에 들어갔다. 교육열이 높았던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방송학을 전공했다. 대학에서 아내도 만났다. 아내가 그의 원서를 넣는 바람에 2000년 KBS에 FD로 입사했다. ‘명성황후’ 연출을 하며 외주 제작사와 함께 일하면서 PD가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2004년 ‘파리의 연인’ 제작사로 옮겼다가 2007년 삼화네트웍스로 옮겨 PD로 일하고 있다.

요즘 한류 영향으로 중국에서 대형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과정상 목표가 중국지사장이기 때문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마음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꿈도 있다. 그러나 그의 최종 꿈은 비전이 없는 청소년에게 꿈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저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합니다. 학생들에게 마지막에 하는 말이 ‘나는 하나님 사랑받아서 이렇게 됐다. 너희가 절대 할 수 없는 건 이거다’라고 말하며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