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대학생은 고민 중… 신입생 전도 어떻게?

입력 2014-03-01 01:36 수정 2014-03-01 14:57


주말 새벽 클럽 찾아가고 A학점 비법 전수하고…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가고 새내기를 잡으려면 홍대 클럽으로 가라?’ 주요 선교단체와 교회가 대학 신입생 전도를 위해 기발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교회 청년들이 주말 새벽 클럽이 몰려 있는 곳에 가 전도를 하고, 과외를 통해 예비 새내기와 ‘일찌감치’ 우정을 맺는다. 대학 선교단체와 지역 교회가 올해 처음 손잡고 전도 축제를 기획한다.

삼일교회 청년·대학부 100여명은 오는 21일 금요 철야 예배 후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홍익대 앞으로 갈 예정이다. 이익주 목사는 28일 “교회 청년들이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준말)을 맛보기 위해 나온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새벽 2∼4시 길거리에서 전도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다. 홍대를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 새내기들이 호기심에 가장 많이 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클럽 앞에서 휴식하는 새내기에게 다가가 사탕이나 음료를 주면서 복음을 전한다. 지난해 취객과의 충돌에 대비해 ‘보디빌더’를 모집했으나 실제 위험 상황은 없었다. 이 목사는 “홍대 이태원 강남 클럽 주변에는 잃어버린 영혼이 가득하다”며 “즐기는 것 좋아하는 순수한 친구들이라 그런지 ‘기쁨 충만’해서 복음을 경청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삼일교회는 올해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공부방도 운영할 계획이다. 고교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은 뒤 대학 입시 후 전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교회는 지난해 11월 중순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강서고 등 4개 고교 3학년 1900여명을 대상으로 새내기 캠프를 열었다. 이후 모둠을 나눠 3차례 식사를 했다. 300명가량이 3주 뒤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다.

온누리교회와 연세대 기독교동아리연합회는 오는 5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신입생 대상 ‘희망노트’ 전도 집회를 준비 중이다. 이서진 온누리교회 전도사는 “캠퍼스에서 전도를 해도 교회 출석으로 이어가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학내 선교단체가 개별 학생들과 관계를 맺으면, 지역 교회가 신입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연합 전도”라고 설명했다. 1000여명 초청이 목표다.

주요 캠퍼스 선교단체는 새내기 전도방법으로 관계전도, 일명 ‘우정전도’를 제안한다. 전도 대상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다. 장근성 학원복음화협의회 총무는 “대학생 대부분이 기독교에 대해 매우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일방적 전도 방식보다는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말씀을 전하는 우정전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캠퍼스 선교포럼에서도 관계전도가 강조됐다. 정경수 대구CCC 대표는 관계 중심의 전도 사례 24가지를 소개했다. 경북대 CCC 한 순원은 친구가 오토바이사고를 당했을 때 뒷수습을 적극 도운 뒤 전도했다. 명지대 한 학생은 기숙사에서 상담을 도맡으며 복음을 전했다. 어떤 친구는 군대 면회를 하면서 전도한다. 정 대표는 “수요자중심, 필요중심, 현장중심으로 캠퍼스 전도를 전환해야 할 때”라며 “규모 있는 교회는 영어 습득과 해외경험을 원하는 대학생을 위해 단기선교나 장학제도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함께 밥 먹고 운동하면서 말씀을 전한다. 그는 ‘생활밀착형’ 전도라고 명명했다.

CCC는 매년 캠퍼스별로 멘토링 세미나를 진행한다. 원하는 전공이나 진로의 선배와 신입생을 연결해준다. 또 ‘즐기면서 A학점 따기’라는 제목으로 공부법을 강의한다. 기숙사에 입소하는 신입생을 위해 이삿짐을 날라주고, 오리엔테이션(OT)에 따라가 술을 억지로 마시지 않도록 안내한다. 영어 레벨테스트, 환영회 때마다 캠퍼스에서 티 부스를 설치한다.

예수제자운동(JDM)은 ‘캠퍼스가 한국교회의 미래’라는 기치 아래 16년째 캠퍼스를 위한 3·3기도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년 3월 3일이 낀 한 주간 캠퍼스 복음화를 위해 기도한다. 올해는 3∼9일이다. 3일은 한 끼 금식기도하고 9일 주일 헌금은 캠퍼스 사역에 내는 형태다. 전국 100여개 교회가 참여한다. 죠이선교회는 리더를 세워 이달 신입생 오티 때 대학생활, 다음 달 동아리를 소개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