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감사의 건강학
입력 2014-03-01 01:35
한동안 우리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났다. 아마도 피겨 여왕 김연아의 은메달 획득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은 국민은 없었을 것이다. 온 국민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격한 반응들을 보였지만 정작 본인은 참으로 의연했다.
물론 누가 보더라도 평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 뒤 우리의 반응은 이성적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같은 사안에 대해 과거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 같다.
육신의 질환은 마음의 피폐에서 비롯
정치를 하시는 분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이해득실이 걸리면 어디에도 양보는 없어 보인다. 조금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이해득실이 확실한 주장만 난무하여 다툼을 유발한다. 분명 손에 가득 쥐고 있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낀다. 더 채우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욕심은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에 이르느니라’라는 성경 말씀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물질적으로는 과거보다 풍성해졌지만 마음은 피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왜 그럴까? 결론은 간단하다. 감사함을 모르기 때문이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우리 기독교인들의 아주 중요한 행동강령이다. 감사함의 마음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아주 값진 덕목이다.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믿음을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앙의 사표 사도 바울은 자기 육신의 질환을 위해 기도했음에도 아무 응답이 없을 때 하나님을 원망한 것이 아니라 육신의 약함으로 인해 기도하게 된 것만도 감사하다고 하여 오히려 자기의 약함이 강함이라는 고백을 하지 않았던가. 진정 범사에 감사하는 귀한 신앙의 본을 보이고 계신 것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의 마음에는 평안이 있다. 스트레스로 하루하루의 삶이 힘겨운 현대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마음의 평안이다. 마음의 평안이라 함은 의학적으로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억제되고 부교감신경이 한껏 발휘되고 있는 상황이다.
혈압은 안정되고 맥박수도 정상 범위에서 잘 지켜지고, 혈당도 정상 범위 내에서 에너지 발생을 위해 정상 가동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반대로 지나친 교감신경계의 활성화에 의해 거의 24시간을 약간의 고혈압, 증가된 박동수, 약간 올라간 혈당을 유지하며 살아서 끝내 심혈관계 이상이라는 치명적 질환으로 인생의 중대 위기를 맞게 되는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건강을 위해서도 마음의 평안은 지켜야 할 중요한 요소다.
감사한 마음이 가져다주는 마음의 평안은 또한 삶에 여유를 준다. 한 개인의 삶에 나타난 여유는 인간관계에 엄청난 좋은 영향을 미친다. 여유롭게 받아넘긴 한 마디에 상대방도 여유로워져서 정과 사랑이 넘치는 인간관계가 전반적으로 정착되면서 사회가 또한 건강해질 수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생산성이 증가될 것이고, 치열한 입시 경쟁을 벌이는 학생들에게는 상호승리(win-win)의 값진 결과가 뒤따를 것이다.
범사에 감사할 때 혈압·혈당 안정 찾아
‘범사감사’라 함은 다른 말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실제의 생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 특히 잘사는 나라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더욱 그래 보인다.
드디어 희망의 3월이 열렸다. 희망의 봄을 여는 이 계절에 축복의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진정 감사의 의미를 아는 국민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게 잘사는 최고의 선진국이 되는 꿈을 꾸어보자.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