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KT 꺾고 단독 4위 올라
입력 2014-02-28 02:32
1쿼터 스코어는 24-16으로 부산 KT의 8점 차 리드였다.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의 얼굴엔 불만이 가득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안 풀리나’ 하는 표정이었다. 하프타임 때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격이 안 풀릴 땐 수비부터 정비해야 한다”며 다그쳤다. 3쿼터가 시작되자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추격하던 전자랜드는 3쿼터 종료 3분 15초 전 김지완의 3점슛을 앞세워 46-44로 역전에 성공했다. 승리를 예감한 유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전자랜드는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70대 63 역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내달린 전자랜드는 26승24패가 돼 공동 4위였던 KT를 뿌리치고 혼자 4위 자리를 차지했다.
경기 전 전창진 KT 감독은 “전태풍이 오늘 잘해 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부산 KT 가드 전태풍은 지난 23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고작 2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전태풍은 자기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자꾸만 벤치를 쳐다보며 작전을 기다렸다. 24일 전태풍은 전창진 KT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전 감독은 전태풍에게 “네가 우리 팀의 패턴에 맞춰 경기를 했기 때문에 부진했다. 팀에 맞추려 하지 말고 네 공격 본능을 맘껏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확 달라진 전태풍은 전자랜드전에서 10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새 외국인 선수 후안 파틸로가 3득점에 그친 바람에 KT는 아쉽게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울산 모비스는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양동근(21점)의 활약을 앞세워 79대 54로 크게 이겼다. 8연승을 내달린 모비스는 37승13패를 기록,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오리온스는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24승26패(6위)가 됐다.
인천=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