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무사 性군기 문란은 전투력 저하 야기한다
입력 2014-02-28 01:37
방첩활동을 통해 외부의 각종 위협으로부터 국민과 군을 보호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국군 기무사령부 일부 간부들의 성적 일탈행위는 무척 실망스럽다. 내연녀를 폭행하고 후배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갖는 것도 모자라 여군 숙소에서 속옷을 훔치기까지 했다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국군의 핵심 정보조직답게 거듭 나길 강력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전은 가히 첩보전이라 불릴 만큼 기무사의 역할은 막중하다. 군 내부에 침투한 불순세력을 솎아내는 것은 물론 국내외 방위산업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조기에 탐지해 내는 기무사의 전력은 우리 군 전투력의 핵심이다. 구체적인 적대세력인 북한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과 함께 미래 정보전쟁에도 대비해야 한다.
문제는 군 내부의 비위를 적발해 지휘 확립에 기여해야 할 기무사가 본연의 임무는 망각한 채 구설에 오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사실이다. 전임 사령관은 국방장관의 인사를 문제 삼다 경질당한 뒤 항명이냐 괘씸죄냐는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당사자의 억울한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군의 기강을 무너뜨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기무사 요원들이 국가정보원 직원처럼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며 드러나지 않게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대간첩 작전을 수행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적의 동태를 살피다 순직한 요원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 야전부대의 핵심 정보 참모로 일하면서 상무정신으로 똘똘 뭉친 군의 핵심전력이란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상식 밖의 처신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일부 간부들의 행위 때문에 헌신적인 요원들의 노고가 빛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비위 간부들은 모두 기무사 내부 감찰에서 적발된 것이라고 한다. 조직을 혁신하려는 몸부림으로 이해하고 싶다. 폐쇄적인 분위기에 젖어 기득권만 고집하지 말고 군 전력 향상을 위한 참신한 개혁에 박차를 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