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형제 실형 확정] SK그룹 “참담하고 비통… 위기 극복에 만전”

입력 2014-02-28 01:37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에 대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27일 대법원 선고 직후 김창근 의장 주재로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긴급 개최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특히 국내 기업문화 특성상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총수 부재에 따른 신규사업 중단 등 경영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한 CEO들도 최 회장 형제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대규모 신규 사업과 글로벌 사업 분야에서 돌이킬 수 없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최 회장이 중점을 둬 왔던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업 정착 노력과 글로벌 국격 제고 활동 등도 이번 선고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그룹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 온종일 술렁거렸다. 내부적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경제 활성화 분위기도 있어 의외의 좋은 재판 결과를 예측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는 거의 없었다”며 “그룹 내부에서도 대법원 선고를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룹 경영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각자 역량을 발휘하는 방식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하지만 총수 부재에 따른 리스크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김 의장은 “지난 몇 년간 이어온 재판이 큰 상처를 남기고 마무리됐지만 지금부터 우리는 그 상처를 보듬고 새 살이 돋아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SK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성장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들도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더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