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이집트 테러 희생자 돕자” 여론 확산
입력 2014-02-28 01:35
교계에 이집트 버스폭탄 테러 희생자들의 뜻을 기리고 피해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진천중앙교회와 피해 성도들의 형편이 넉넉지 않은데다 여행사조차 영세해 치료비 마련 등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성지순례에 동행한 진천중앙교회 김영철 장로는 27일 “여행사가 영세하고 보험 보장범위가 제한돼 있다 보니 부상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 “피해자 대부분은 형편이 넉넉지 않아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김 장로는 “이 때문에 부상자들이 안양샘병원 측에 병원비를 할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중앙교회는 최근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아 교회건축을 중단했는데 폭탄테러 사건까지 당하면서 큰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구 수석장로는 “농촌교회 특성상 만성적 재정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대형사고까지 당해 숨진 김홍열 권사의 장례비를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죄송스럽게도 온몸을 던져 교인들을 보호해준 제진수씨와 김진규 목사에 대한 예우는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런 사정이 알려지자 교회와 유가족, 피해자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영훈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은 “제씨와 김 목사가 테러범을 밀쳐내지 않았다면 한국교회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을 것”이라며 “주님 말씀처럼 생명을 던져 이웃사랑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실천한 제 집사와 김 목사의 삶을 한국교회가 반드시 기념해야한다는 입장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회장은 유족들의 의사자 신청도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제씨가 출석했던 서울 임마누엘교회도 최근 고인의 숭고한 삶을 한국교회에 알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김국도 원로목사는 “제집사야말로 야만적인 폭탄 테러를 자행한 이슬람 과격분자들로부터 30명의 성도를 지켜낸 진짜 순교자”라면서 “한국교회가 이분들의 순교자적 희생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천중앙교회가 소속된 예장 통합 총회는 이날 제씨와 김 목사의 숭고한 삶을 추념하고 부상자를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02-741-4358, 계좌 : 신한은행 140-000-072699, 예금주 : 예장 총회).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