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과거사 사죄 운동 벌이다 중의원직 내놓은 도이 류이치 목사 ‘영곡봉사대상’ 3년만에 수상
입력 2014-02-28 01:34
일본교회 지도자이자 중의원(하원) 7선을 지낸 도이 류이치(75·사진) 목사가 다음 달 2일 내한한다. 구호단체인 국제사랑재단(총재 김삼환 목사)이 2011년 10월 선정·발표한 ‘제2회 영곡(靈谷)봉사대상’을 받기 위해서이다. 도이 목사는 정치인생 내내 일본의 반성과 한일 양국의 진정한 화해를 이끌어내려 노력했다. 영곡봉사상은 2007년 소천한 영곡 김기수(안동교회) 원로목사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도이 목사가 3년 가까이 지난뒤 이 상을 받게 된데는 드라마 같은 사연이 있다.
2011년 2월 당시 집권 민주당 원내 대표를 맡고 있던 도이 목사는 “일본은 독도영유권 주장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일본 야당과 우익의 공격으로 곤경에 처했다. 그는 한일기독의원연맹의 일본측 대표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 한국 기독 국회의원들과 함께 ‘일본 정부는 독도영유권을 주장하지 마라’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었다. 또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반대, 사할린 동포와 강제 위안부 동원 문제 해결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일본 우익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도이 목사와 일본 민주당은 연일 일본 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탈당 형식으로 민주당을 나갔으나 사실상 쫓겨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老) 정치가는 2012년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그의 이런 한일 화해 노력은 일제 하 조선총독부 관료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조선학생이 일본어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당하는 것을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평소 “한국에 대해 갚아야 할 부채를 갖고 있다. 일본 정부와 국민이 한국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할 지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민주당 탈당 후 기자회견에도 “한일 관계는 중요한 문제”이라며 “굴하지 않고 일본과 한국의 막힌 담을 허물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리는 한일기독의원연맹 창립 15주년 기념예배에서 거행된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