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왕따 때문에 2년간 급식 못해”…학교 측 ”사실 아니다” 주장 엇갈려

입력 2014-02-27 13:59 수정 2014-02-27 17:09

[쿠키 사회] 대구의 한 중학생이 집단따돌림 때문에 2년여 동안 학교 급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교는 이에 대해 집단따돌림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27일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구 모 중학교 학생 K군(15)의 어머니 J씨(51)는 아들이 2년간(2012~2013년) 대부분의 점심급식을 걸렀고 이는 반 친구들에게 집단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이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K군이 급식을 자주 거른 것은 학생 개인 적인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J씨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해 11월 K군이 급우에게 맞아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소집되면서 불거졌다. 당시 K군은 앞에 앉은 친구에게 ‘머리를 치우라’고 말했다가 폭행당했고 학교 측은 가해학생에게 5일간 봉사활동을 명령했다. 또 2주후 1학년 때 같은 반 학생에게 아들이 맞은 것에 대해 J씨가 문제를 제기해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또 열렸고 여기서도 가해 학생에게 봉사활동 3일을 명령했다.

이후 J씨는 아들이 1학년 때 방송반에 들어간 것에 불만을 품은 방송반 탈락 학생들이 아들을 따돌리기 시작하다가 반 전체로 번졌고, 책상 위에 쓰레기를 얹어두거나 가방 속을 쏟는 등 따돌림이 이어져 병원에서 불안·우울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학교 측이 아들이 집단따돌림을 당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2012년 K군이 1학년 때 싸웠던 친구가 급식당번을 해 급식을 먹으러 몇 번 안 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후에는 담임교사가 K군이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직접 데려가거나 실장을 시켜 불러오는 등 노력한 사실이 있다”며 “두 번의 학폭위와 학교 자체 조사에서 K군이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양쪽 주장이 너무 상반돼 난감한 상황이며, 학교 측을 조사한 결과 학부모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진실 여부는 수사기관에서 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