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첫 창당 발기인 대회 “새누리·민주당은 적대적 공생관계”
입력 2014-02-27 02:31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26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적대적 공생관계’ ‘낡은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맹공을 펼쳤다. 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게 각각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논의하는 회동을 제안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기초선거 무공천 카드를 전면에 내세워 내부 충격을 줄이고, 창당 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경기도당 창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해 “대의를 버리고 실리를 취한다면 민주당은 다시는 개혁을 말하지 말라”며 “새누리당 뒤의 따라가는 낡은 세력이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책임정치 포기라고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있다”며 “새누리당은 약속을 파괴하고 국민을 기만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성남시 가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창당 발기인 대회에는 허재안 경기도의회 의장 등 28명의 전·현직 시·도의원을 포함한 발기인 430명이 참석했다.
윤여준 의장은 새정치연합 공동위원단장 회의에서 “김 대표가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을 촉구했다는데 태도가 바뀔 것 같으냐”며 “결국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관계가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불쾌한 속내를 내비쳤으나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대신 김한길 대표가 27일 오후 안 의원과 전격 회동키로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창당 후 회동을 제안하는 것이 순서”라며 제안을 거절했다.
안 의원은 경기도를 시작으로 향후 시·도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속속 개최하며 지역 조직 구축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안 의원은 발기인 대회 축사에서 “아무도 안 가려는 길을 새정치연합이 가려 하니, 섭섭함과 안타까움을 모두 이겨내고 더 단단하게 결집하자”고 독려했다. 기초선거 무공천 선언의 여파로 들끓는 출마 예정자와 지역 조직에 이해를 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의원은 무공천에 따른 이탈과 인재 영입 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향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발언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성남=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