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의 손’ 품격이 다르네… 관광공사 추천 장인마을로 여행을 떠나볼까

입력 2014-02-27 01:32


같은 음식과 물건이라도 장인이 만들면 품격이 다르다. 오랜 세월 대를 이어 전수된 장인의 손에는 혼(魂)과 기(技)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김치 명인 김순자씨가 활동하고 있는 경기도 부천 등 장인마을 7곳을 ‘3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김치 명인 김순자·폐백 명인 최학선(경기도 부천)=부천문화원 한옥체험마을에 위치한 김치테마파크는 김치 명인 1호이자 김장 명장인 김순자씨의 비법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미니롤보쌈김치 등을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맛깔손 전통음식체험관에서는 폐백 명인 최학선씨로부터 강정, 양갱 등 폐백 음식과 궁중음식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고우영 화백의 ‘임꺽정’ 등 국내 만화 25만권을 전시한 한국만화박물관은 어른들도 좋아할 추억의 장소다. 미니어처 테마파크 아인스월드는 에펠탑 등 세계 유명 건축물을 1/25 크기로 축소해 전시하고 있다(부천시 문화관광팀 032-625-3117).

◇야장 김명일(충북 충주)=60년 세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시뻘건 화로 앞에서 담금질과 망치질을 하는 야장(冶匠) 김명일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금술사. 충주 무학시장 입구에 위치한 삼화대장간은 김명일씨의 작업장으로 시뻘건 쇳조각이 1000번이 넘는 망치질 끝에 호미나 칼로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삼화대장간이 위치한 달천 변은 자유시장, 공설시장, 무학시장이 연결돼 있어 봄나들이를 하기에 좋다. 무학시장 안에 위치한 반선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던 본가로 학창시절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충주시 관광과 043-850-6723).

◇염색장 정관채(전남 나주)=중요무형문화재 115호로 지정된 염색장 정관채씨는 쪽 염색의 대가로 한국전쟁 이후 단절된 쪽 염색의 맥을 잇고 있다. 쪽 염색 천을 햇볕에 말리는 드문 풍경도 볼 수 있다. 다시평야에 위치한 정관채씨의 전수관에서 쪽 염색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나주는 영산포 홍어와 나주곰탕으로 유명한 맛의 고장이다. 홍어거리에는 홍어삼합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나주읍성 앞에는 곰탕거리가 있다(나주시 문화관광과 061-339-8592).

◇궁시장 유영기(경기도 파주)=영집 궁시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47호 유영기씨가 평생 동안 만들고 수집한 전통 활과 화살을 전시한 공간이다. 물소 뿔과 쇠심줄, 민어 부레 등 각궁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와 시대별 화살도 만나볼 수 있다.

영집궁시박물관 인근에 위치한 헤이리 예술마을은 박물관, 미술관, 카페 등이 많아 가족이나 연인이 자주 찾는 곳. 세계 각국 장난감을 전시한 한립토이뮤지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촬영된 갤러리 카페 ‘아다마스253’도 둘러볼 만하다(파주시 문화팀 031-940-4354).

◇옹기장 장성우(울산 울주)=울산의 외고산 옹기마을은 옹기 장인들의 숨결이 살아 있다.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성우, 허진규, 신일성, 조희만, 서종태, 배영화, 진삼용, 최상일 옹기장이 직접 가마에 옹기를 구워내며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인근 남창역은 1970년대에 외고산옹기마을에서 제작된 옹기들이 출하된 역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끝자리가 3일과 8일에 열리는 남창장의 국밥 맛은 일품이다(울산시 관광과 052-229-3891).

◇남포벼루 명장 김진한(충남 보령)=보물로 지정된 추사 김정희의 벼루 3개 중 2개가 남포벼루일 정도로 남포산 벼루 돌은 인기가 높았다. 보령 남포에서 3대째 벼루를 제작하는 김진한씨는 석공예 부문 대한민국 명장으로 7세 때부터 벼루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손을 거친 백운상석은 먹을 갈 때 매끄러우면서 끈적거리지 않기로 유명하다.

키조개로 유명한 오천항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1866년 천주교 병인박해 당시 프랑스인 다블뤼 주교 등 다섯 성인이 효수형을 당한 갈매못선교지가 나온다 (보령시 관광과 041-930-4542).

◇한과 명인 최봉석(강원도 강릉)=사천면의 갈골 한과마을은 산자와 강정으로 유명하다. 누에고치처럼 길고 통통한 강정을 네모반듯하게 만든 게 산자로 현재 60여 가구가 한과를 만들고 있다. 한과 분야 최초로 전통식품명인에 지정된 최봉석씨는 4대조가 한과 제조법을 전통 방식대로 체계화한 이래 5대째 집안 비법을 이어오고 있다.

인근에는 경포대를 비롯해 선교장,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오죽헌 등 관광지가 즐비하다(강릉시 관광과 033-640-5420).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