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좋아’ 앨범 내고 활발한 활동… 데뷔 43년 맞은 태진아

입력 2014-02-27 01:32


“트로트라는 틀에 갇힌 어르신에서 두건 두르고 청바지 입은 형으로 변신했어요”

“요즘 하루에 세 시간밖에 못 잡니다. 그래도 무대에 올라가면 펄펄 날아다녀요.”

올해로 데뷔 43년째를 맞은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61·사진)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지난 10일 발매한 ‘2014 태진아 자기야 좋아!’ 앨범 활동은 물론, 케이블 채널 Mnet ‘트로트 엑스’의 ‘수석 코치’ 역할에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홍보대사까지 소화 중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태진아를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요즘 태진아의 이름은 트로트의 주 소비층인 중장년층보다 젊은이들에게 더 많이 회자된다. 얼마 전 가수 비(본명 정지훈·32)와 협업한 ‘비진아’ 유닛 덕분이다. 댄스 가수 비의 노래인 ‘라 송’의 후렴구에 태진아의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는 팬들의 피드백에 태진아는 기꺼이 비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양복 재킷을 벗고, 비가 입던 두건과 청바지를 걸친 태진아의 모습은 파격에 가까웠지만 그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젊은이들의 열띤 호응에 태진아는 ‘라 송’의 리메이크곡까지 녹음해 새 앨범에 넣었다. 다른 수록곡 ‘포기하지 마’에서는 랩도 소화했다.

“지난해 조용필 선배의 ‘바운스(Bounce)’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어요. 시대에 따라 대중이 요구하는 모습에 거뜬히 부응하는 것은 연예인이 해야 할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선보인 ‘비진아’ 협업 무대도 같은 차원이에요. ‘트로트’라는 틀에 갇힌 ‘어르신’에서 두건 두르고 청바지 입은 ‘형’이 됐죠.”

실제로 태진아의 타이틀곡 ‘자기야 좋아’ 무대는 최근 지상파 음악방송의 백미로 자리 잡았다. 아이돌 그룹 달샤벳, B.A.P, 방탄소년단 등과 함께하는 무대는 20∼30대 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들까지 사로잡았다. 트로트와 댄스가요, 장르를 막론하고 노래는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태진아의 지론이 청소년층에 어필한 것이다.

‘트로트 저변 확대’의 초석을 쌓고 있다는 태진아는 인터뷰 내내 “나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수 태진아가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원동력은 바로 끊임없는 변신이라는 것.

“대중의 기대를 받는 멀티테이너(Multi-tainer)가 되고 싶어요. 한 가지만 잘하면 연예인으로서의 생명력이 짧아질 수밖에 없죠. 최근에는 가수 김진호·적우 등을 회사에 영입하며 음반제작자로서도 활동 중이에요. 더 나아가 드라마와 영화 제작도 기획 중입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