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병력 2만8500명 선은 유지할 듯
입력 2014-02-26 02:04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앞으로 더 적은 부대와 함정, 항공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960억 달러 규모의 내년 예산을 포함해 향후 5년간 국방예산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국방 청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기간 중 최대 57만명까지 이르렀던 육군 병력을 44만∼45만명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개전 이래 최소 규모에 해당한다.
공군의 경우 ‘탱크킬러’로 유명한 A-10공격기를 더 이상 운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U-2전략정찰기도 퇴장시킬 계획이다. 헤이글 장관은 미 해군이 추진 중인 신형 연안전투함(LCS) 건조계획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병력 감축의 주된 배경은 재정난에 따른 국방예산의 감축 필요성 때문이다. 하지만 군사적 위협의 성격이 변한 만큼 군대도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우선 가까운 시일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대규모 지상군이 투입되는 전면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다르게 표현하면 미국은 앞으로 대규모 지상군이 투입되는 군사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신 미 국방부는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과 알카에다 등의 테러 기도 등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기동성을 갖춘 특수전 및 사이버 전문병력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할 방침이다. 미 국방부는 이처럼 육군 규모를 대폭 조정하면서도 주한미군 병력 수는 2만8500명 선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 국방부가 전반적으로 육군 병력을 조정할 계획이지만 주한미군의 경우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데다 아시아 중시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를 고려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헤이글 장관의 발표에는 한반도에 주둔 중인 미군에 대해서는 특정한 언급이 없었으며 다만 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에 대해 몇 가지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