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도전·열정의 드라마… 선수 모두가 승자” 태극전사 본진 91명 귀국

입력 2014-02-26 03:31


‘꿀벅지’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5·서울시청), ‘오뚝이 정신’으로 기어이 다관왕(금2·동1)에 오른 쇼트트랙의 박승희(22·화성시청), 편파 판정에도 끝까지 우아함을 잃지 않았던 ‘피겨여왕’ 김연아(24)….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잊지 못할 드라마를 연출한 태극전사들이 돌아왔다.

김재열 선수단장을 비롯해 본부 임원들과 종목별 선수, 지도자 등 총 91명으로 구성된 선수단 본진은 25일 오후 전세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올림픽 6회 출전에 빛나는 이규혁이 기수로 가장 먼저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왔고, 이어 김연아와 김재열 선수단 단장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공항 1층 밀레니엄 야외무대에서 열린 해단식에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유관단체 인사, 참가 종목 경기단체장, 선수단 가족 등이 참석했다. 유 장관은 “소치올림픽이 열린 17일 동안 국민들은 선수들의 도전과 열정을 보며 행복했고 감격했다”며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한 선수들 모두 승자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한국이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에게 금메달 모형의 수제 초콜릿 메달을 전달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김연아는 해단식 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힘들게 준비한 것들을 다 보여줄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며 “많은 분들이 제가 경기한 것에 대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판정 논란이 제기됐을 때 팬들이 보내준 성원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친 후 심정에 대해선 “아직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단식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김연아의 이름을 딴 빙상장을 건립하는 문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유 장관은 “기밀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다”며 “시설 명칭은 지금부터 함께 고민하고 합의해야 할 사안이다. (김연아의 이름을 따는 건)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남매를 국가대표로 키워 낸 박승희의 어머니 이옥경씨는 “승희의 경기 장면을 보면 지금도 목이 멘다”며 “승희가 1000m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많이 울었다. 그동안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느라 고생도 많았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무슨 고생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를 소치올림픽에 파견했다.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를 기록하며 당초 목표로 잡았던 3회 연속 10위 이내 진입엔 실패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설상과 썰매 종목에선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인천공항=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