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바티칸서 기자간담회… “한국 사회 경쟁만 할 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해야”

입력 2014-02-26 02:01

추기경 서임식과 축하 미사 등 공식 일정을 마친 염수정 추기경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바티칸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거듭 희망했다.

염 추기경은 기자간담회에서 “교황께서 한국을 사랑하시기에 꼭 방문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한국에 오시면 많은 아시아인에게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문 시기와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바티칸과 한국 정부 간의 조율을 거쳐 결정되는 외교적 사안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염 추기경은 종교 지도자로서 한국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 사회가 어려울 때 할 얘기는 다 하겠지만, 말을 많이 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참 역동적이라 90분을 싸우고 10분 만에 빨리빨리 일을 처리한다”며 “이런 역동성으로 경쟁만 할 게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임식에 앞서 열린 추기경 회의에서 남북 이산가족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당부한 바 있다. 염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과 동시에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다. 그는 “중국과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어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며 “우리는 북한을 무너뜨리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변화를 원한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지난해 7월 개성공단이 폐쇄됐을 당시 공단 정상화를 위해 서울대교구 주교관에서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한 것을 언급하며, “당시 공단 방문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다 무산됐는데 언제든 도움이 된다면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