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서 집시 선교 펼치는 박완주 선교사 “유럽서 소외 받는 집시, 사랑과 돌봄 필요해요”
입력 2014-02-26 02:31
“1500만 유럽의 집시들은 영적·사회적으로 소외돼 있습니다. 이들에게 복음이 필요합니다.”
헝가리 집시인 ‘로마니’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박완주(57) 선교사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집시 선교를 강조했다. 박 선교사에 따르면 집시는 흔히 낭만적으로 묘사되는 ‘보헤미안’이 아니다. 이들은 15세기 중반 북인도에서 발칸반도를 거쳐 유럽에 유입된 유랑민족이다. 500년간 유럽 사회 속에서 동화되지 못한 채 살아 왔고 유럽인들의 차별정책으로 교육과 의료 영역에서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복음을 접할 기회도 적어 2% 미만의 복음화율을 기록하고 있다. 헝가리 집시는 인구의 10% 규모로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박 선교사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북동쪽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의 미쉬콜츠 지역 집시촌에서 한국 선교사로는 유일하게 집시 선교를 펼치고 있다. 미쉬콜츠는 헝가리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4개국의 국경 지역으로 유럽 집시들이 집중돼 있는 곳이다.
그는 이곳 집시촌에 5개의 교회를 개척했고 로마니 2세들에게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받도록 후원하고 있다. 또 청년들을 선발해 집시 교회 목회자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 교육을 위한 도서관 설치도 계획 중이다.
박 선교사는 “서유럽 집시와 달리 동유럽의 집시는 정착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사회와 철저히 격리돼 있고 헝가리 교회에서조차 차별을 받고 있어 사랑과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주님의침례교회를 개척해 한인 목회를 해오다 2009년 사임하고 개척선교회(GMP)를 통해 파송을 받았다.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기 1년 전 북가주세계선교대회에 참여해 선교 도전을 받았고 헝가리의 최영 선교사를 통해 집시 선교의 긴급성을 접했다. 유럽에서 집시 선교를 담당하는 한인 선교사는 1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선교사는 “집시 선교는 가능성이 많은 영역”이라며 “하류층에 머물러 있는 집시들에게 좋은 성공모델을 만들어주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