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미적대다 뒷북 감사… 체벌 후 의식불명 고교생 2013년에도 체벌당했다 제보
입력 2014-02-25 01:35
교사에게 체벌당한 고교생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해 전남도교육청이 사건 발생 6일 만에 감사에 착수하면서 늑장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생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에 대한 감사계획을 내놓지 않은 도교육청이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출석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은 감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학생은 1년여 전쯤에도 다른 교사에게 체벌을 당했다는 급우들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8일 오전 8시30분쯤 지각했다는 이유로 송모(18)군의 머리를 두 차례 벽에 찧게 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폭행)로 형사 입건된 순천 K고교 A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감사팀 직원 5명을 해당 학교에 파견해 전반적인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9일 오전 해당 학교 측에서 “송군이 체벌로 인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전북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감사에 나서지 않았다.
해당 학교 교감과 교사는 19일 송군이 입원중인 병원을 찾아가 가족들에게 “송군이 사고 하루 전날인 17일 구토 증상을 보여 조퇴를 했다”며 체벌로 인한 송군의 의식불명은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반 친구들이 송군의 가족들에 “송군은 조퇴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일과를 마치고 하교했다”며 조작된 출석부를 휴대폰 영상에 담아 보내면서 가족들이 사건은폐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3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 ‘송군이 지난 17일 오전 3교시 수업을 마치고 조퇴한 기록’을 확인한 뒤에야 부랴부랴 감사계획을 내놓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송군이 의식불명 상태라 감사를 벌여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뿐더러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를 지켜본 뒤 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송군이 1년여 전쯤에 다른 교사에게 당한 체벌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도 병행해서 감사를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