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영 기자의 소치 다이어리] 최고 인기 종목 아이스하키, 세계적 ★들 평창서 못 보나
입력 2014-02-25 01:39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나오는 피겨스케이팅이나 전통적인 메달밭인 쇼트트랙일지 모른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흥행의 열쇠는 아이스하키에 달려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당시 아이스하키 관객은 전체의 38.2%를 차지했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는 더욱 높아져 46.8%나 됐다. 소치올림픽은 아직 결산 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밴쿠버올림픽 수준에 버금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치올림픽에서도 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홈팀 러시아가 출전하는 경기와 준결승, 동메달 결정전, 결승전은 일찌감치 매진되는 바람에 암표 거래가 판을 쳤다. 폐막식 직전에 열린 캐나다와 스웨덴의 남자 결승전 티켓의 경우 원래 가격은 가장 좋은 좌석이 우리 돈으로 106만원이었지만 인터넷 상에서 약 700만원 가까기 치솟았다. 그나마 홈팀인 러시아가 8강에서 탈락하면서 열기가 식었기 때문에 이 정도였다. 실제로 4년전 미국과 캐나다가 맞붙은 밴쿠버올림픽 결승전은 ‘아이스하키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워 암표 값이 1000만원대에 거래됐다.
아이스하키는 유럽과 북미에서 최고 인기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특히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부터 세계 최고 프로 무대인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되면서부터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종목이 됐다. 세계 최고 선수가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대회로 국가간 자존심 대결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주최하는 세계선수권대회의 경우 NHL 포스트시즌과 일정이 겹쳐 상위팀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올림픽의 권위가 가장 높다.
그런데, 4년 뒤 평창올림픽에서 NHL 스타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NHL 사무국이 선수들의 부상 우려 때문에 올림픽 참가를 마뜩찮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창올림픽의 경우 이동 거리와 시차 때문에 더더욱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번 올림픽 기간 캐나다 대표팀으로 출전한 뉴욕 아일랜더스의 센터 존 타바레스가 무릎을 다쳐 남은 시즌 출전을 못하게 되면서 사무국은 점차 냉정한 입장으로 바뀌고 있다. 자칫 평창올림픽이 최고의 흥행카드를 잃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아이스하키는 개최국 자동출전권이 없기 때문에 한국 아이스하키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게 시급한 숙제다.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