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차 이산상봉 이틀째] 키 리졸브 연습 시작에도 ‘애틋한 만남’
입력 2014-02-25 02:34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24일에도 오전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 등 이틀째 만남을 예정대로 이어갔다.
북쪽의 언니 이임순(82)씨와 재회한 이연숙(79·현 새누리당 상임고문)씨는 “언니가 체제 선전만 해서 분위기가 딱딱해질 줄 알았는데 마음을 터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가 생각한 북한과는 다르더라”고 말했다. 북측 최고령자 김휘영(88)씨는 남측의 여동생 종규(80)씨 등에게 “남과 북에서 같은 달을 보자”며 자신이 옛 생각을 하며 기록한 수필집을 선물했다.
남측 가족으로부터 선물을 한 아름 받은 북측 가족들은 굳은 표정으로 성을 내기도 했다. 남편을 따라 성을 바꾼 미국 국적의 김경숙(81)씨가 북측 오빠 전영의(84)씨에게 줄 옷가지를 꺼내보이자 영의씨는 갑자기 큰 소리로 “너희가 아무리 잘 산다 해도 이게 뭐냐”며 야단쳤다. 경숙씨는 “오빠가 그렇게 말해야 하는 현실이 비참해서 눈물이 난다”며 분단 현실을 탓했다.
상봉 행사장에 나온 북측 기자와 안내원들은 향후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간부급으로 보이는 북측 안내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제 머리를 굴리는 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말은 자기 생각이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남북 관계도) 잘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북한 국방위원회의 ‘중대제안’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명’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또 북한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전 종목 참가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북측 안내원은 “(북한이) 아시안게임 전 종목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북측은 최근 통일부로 복귀한 천해성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비서관에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왜 다시 통일부로 돌아갔느냐”며 “국가안보실에도 통일부 사람이 좀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아울러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상봉단은 25일 작별상봉을 마치고 남측으로 귀환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