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판다 사육’ 지역 갈등

입력 2014-02-25 01:38

벨기에가 중국으로부터 임대받은 판다 때문에 지역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 중문판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둘로 나뉜 북부와 남부가 서로 이 판다를 사육하겠다고 다투고 있는 것이다.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는 판다 싱후이(星徽)와 하오하오(好好)가 도착했다. 지난해 9월 중국으로부터 판다 한 쌍을 15년 기한으로 임대하기로 한 뒤부터 벨기에 국민들은 판다의 입국을 고대해 왔다. 이 판다 한 쌍은 쓰촨(四川)성 두장옌(都江堰) 판다보호기지를 떠날 때 중국 주재 벨기에 대사관으로부터 특별 비자를 발급받았고, 이날 공항 환영식에는 엘리오 디 루포 총리가 직접 영접을 나올 정도로 특별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싱후이와 하오하오를 어느 동물원으로 보내느냐를 놓고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와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 주민들이 두 편으로 갈라졌다. 일단 판다의 새 보금자리는 남부 왈롱지역 파이리 다이자 동물원에 마련됐다. 파이리 다이자 동물원은 이미 1000만 유로(약 14억8000만원)를 들여 중국 전통 양식의 판다 우리를 새로 지었고, 오는 4월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북부 플랑드르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 판다 한 쌍을 유서 깊은 안트베르펜 동물원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동물원은 1987년 중국 시안(西安)에서 온 판다를 사육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플랑드르 지역 주민들은 판다 사육장이 파이리 다이자 동물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이 지역 출신인 디 루포 총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