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역사·집안 내력… 국보·보물 22점 소장, 가족 모두 예술가의 길
입력 2014-02-25 01:38 수정 2014-02-25 16:52
간송 전형필은 서울 종로에서 99칸의 저택과 10만석 재산의 대부호 아들로 태어났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으로 독립운동가인 서화(書畵) 전문가 오세창과의 인연으로 민족문화재 수집에 생을 걸었다. 1938년 오세창이 이름을 지어준 ‘보화각’(민족문화의 정화들이 모인 집)을 지금의 서울 성북동에 세웠다. 국내 최초의 사립박물관이다. 그의 호를 딴 간송미술관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간송미술관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서화·전적·도자·공예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소장품을 자랑한다. 1997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 등 국보 12점, 조선시대 거문고 악보인 ‘금보’(보물 283호) 등 보물 10점을 소장하고 있다. 조선 진경시대를 연 겸재 정선의 서화, 추사 김정희의 글씨 등도 보존해 왔다.
간송은 3남3녀를 두었으나 장남이 일찍 세상을 떴다. 차남 전성우(77)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과 삼남 전영우 간송미술관장이 간송미술관 내 가옥에서 나란히 살면서 대를 잇고 있다. 전 이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술학교를 졸업한 화가로 서울대 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전 관장은 서울대 미대를 나와 상명대 교수를 지냈다.
간송의 며느리이자 전 이사장의 부인인 김은영(71)씨는 서울시무형문화재 제13호 매듭장이다. 전 이사장의 장남인 인건(42)씨는 간송문화재단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차남 인석(39)씨는 경영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전 관장의 1남2녀는 모두 예술가다. 장녀 인강(42)씨는 금속공예·일러스트레이터, 차녀 인희(40)씨는 섬유·도예 작가, 장남 인성(34)씨는 조각을 전공했다.
소장품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는 전 이사장 소유이고, 나머지는 후손들이 분산 소유하고 있다. 전시는 1971년부터 최완수 소장과 ‘간송학파’로 불리는 후학 연구자들이 전담해왔다. 간송미술관은 공식적으로 박물관 및 미술관 등록을 하지 않았다. 연간 90일 이상, 하루 4시간 이상 개방해야 하는 요건 때문이다. 그래서 폐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