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늘어도 내수 늘지 않는 경제 개선해야

입력 2014-02-25 01:41

한국경제는 수출주도형 성장이 특징이다. 작년에도 수출액 5596억 달러, 무역흑자 441억 달러, 경상흑자 695억 달러 등을 기록해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단기간 내에 한국경제가 선진국 문턱까지 치고 올라온 배경이 바로 수출에 있었다.

그런데 수출주도형 성장이 해를 거듭할수록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정체 경향이기 때문이 아니라 수출 증가가 내수 확대나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없는 성장의 전형이 제조업을 축으로 한 수출 대기업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1단위 수출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유발하는지를 따져보는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1995년 0.7에서 2011년 0.54로 크게 낮아졌고, 수출액 10억원당 고용 유발계수는 같은 기간 22.2명에서 5.5명으로 급락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이 아무리 늘어도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먼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 강화’를 주요 정책과제로 거론한 배경이 바로 그것이다. 수출·대기업 대 내수·중소기업의 양극화, 중소 수출기업의 열악한 경영환경 등이 수출확대 효과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이를 시정하자면 내수 중심의 중소·중견기업 활성화, 서비스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정답이겠으나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되레 거꾸로 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2010 산업연관표 작성결과’에 따르면 산출액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과 비교할 때 꾸준히 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를 웃돌지만 서비스업 비중은 되레 줄어들면서 평균치를 밑돈다.

정부가 ‘수출→일자리→-내수 확대’라는 선순환을 꾀하는 것도 좋지만 이 방법은 지금까지 그리 효과를 보지 못했다. 차라리 서비스산업 육성이라는 또 다른 길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더 좋겠다. 중소·중견기업 수출 유도, 해외 판로개척, 무역금융 지원 등 수출에만 힘을 기울이기보다 내수 중심의 일자리 유발형 서비스업 및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더 힘을 쏟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