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쿠키뉴스, 가치소비 제안-① 유모차] 시중 유모차 소비자 편의 기능 외면… 불필요한 기능 많아

입력 2014-02-25 01:34


매출 상위 11개 브랜드 평가

#출산을 앞둔 김모(31·서울)씨는 유모차 구매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성능이 좋다고 알려진 유모차는 100만원을 호가해 가격부담이 컸고 기능별, 사이즈별로 워낙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어 일일이 기능을 따져보기도 쉽지 않았다. 김씨는 “비싼 유모차를 한 눈에 보고 바로 구매하는 엄마들도 있겠지만, 기능 좋고 튼튼한 제품을 구매해 오래 사용하려는 게 대다수 엄마들의 마음이 아니겠냐”고 하소연했다.

김씨처럼 고가의 유아용품이라 할 수 있는 유모차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제품의 내실이나 기능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얻기엔 한계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및 검색 정보들은 유모차 회사들의 홍보 마당을 방불케 한다.

이에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유모차들의 품질을 파악하고 올바른 제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13년 판매된 유모차 가운데 매출 상위 11개 브랜드 제품에 대해 유모차 평가회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본지 유통담당 기자와 본지 독자를 대상으로 1∼3세 아이를 둔 엄마 중 품평회 활동 및 온라인 활동이 높은 스마트 맘을 선정, 총 8명이 참여했다. 조사는 업계 상품소개서 및 제품 카탈로그에 제시된 무게, 양대면, 폴딩, 셀프스탠딩, 한 손 주행, 가격 등의 항목을 중심으로 <표>와 같이 11개 항목을 직접 체험하는 실험법을 통해 비교ㆍ확인ㆍ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다수 제품, 소비자 편의 기능 안 갖춰= 평가 결과 제품의 중량 표기, 편의 기능 등이 제품별로 차이를 보여 소비자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로 파악됐다. 유모차 주행 시 아이와 엄마가 마주보는 양대면은 정서 교감 및 아이의 안전 확인에 도움을 준다.

유모차를 사용한 후 제품을 접어두는 ‘폴딩(Folding)’은 시트나 뒷바퀴를 분리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 불편을 야기하는 경우가 잦았다. 절충형이나 휴대형 유모차의 경우 1단계 폴딩 순서를 가지고 있었고, 디럭스형은 폴딩 시 1, 2단계 순서에 따라 폴딩 할 수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시트 분리가 없는 폴딩 여부와 폴딩 후 ‘셀프스탠딩(Self-standing)’ 기능은 스마트맘들이 꼽은 유모차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평가결과 A, D, E, F 유모차 등은 시트를 분리해야만 폴딩이 가능했고, 셀프스탠딩 기능이 없어 보관 시 시트와 몸체를 분리해 보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유모차는 차량 트렁크 탑재 시 시트와 뒷바퀴를 모두 분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J유모차는 셀프스탠딩이 없어 제품을 눕힌 채로 보관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행 시 충격을 흡수해 흔들림증후군을 예방하는 ‘서스펜션(suspension)’ 기능이 없는 제품도 많았다. 서스펜션은 주행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완화되도록 하는 장치로 아이의 성장발달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필요한 장치다. E유모차는 충격흡수기능이 전혀 없었고 B와 K의 경우는 후륜에만 서스펜션을 탑재했다. 휴대형 유모차인 I는 바퀴 지름이 작은 편이라 보도블럭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 부적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G유모차는 양손 핸들로 만들어져 한손으론 주행이 불가능했다.

◇우수 제품군, 폴딩 및 셀프 스탠딩 기능 뛰어나= 스마트맘들의 가치 소비 항목에 따른 평가 결과 베스트 11 유모차 중 G, H, I, K유모차가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G유모차는 뒤보기 상태에서도 폴딩이 가능한 점이, H유모차는 앞, 뒷바퀴 서스펜션과 공기주입식 바퀴 등이 적용된 점이 각각 높게 평가됐다. I유모차는 가벼운 무게와 손쉬운 작동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고, K유모차는 손쉬운 폴딩, 주행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품평회에 참여한 한 소비자는 “온라인 사용후기나 댓글에는 홍보성 광고 글들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에 의존하는 소비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가치소비 실현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품평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전유미 쿠키뉴스 기자 yumi@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