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핑, 도넛·지렁이 모양 텐트 ‘글램퍼스’서 즐기세요

입력 2014-02-25 01:32


일반적으로 글램핑(glamping)하면 천편일률적인 반원모양의 텐트에 고기를 구울 때 쓰는 그릴과 테이블 의자 화롯대 코펠 버너 등 캠핑에 필요한 각종 집기(용품) 등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특히 텐트는 4인용, 6인용으로 크기만 다를 뿐 똑같은 디자인과 모양을 한 채 어린아이들이 ‘양팔 벌려 나란히’를 한 것처럼 촘촘히 정렬된 모습으로 와 닿는다. 글램핑을 떠나기 전 품었던 환상도, 화려함을 뜻하는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글램핑’이라는 단어도 무색할 정도다.

지난 1월 경기도 양평에 문을 연 ‘글램퍼스’(www.mindhome.co.kr)는 이러한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도넛과 지렁이(모듈러) 모양의 텐트는 우리들이 흔히 찾는 펜션이라고 해도 손색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들 글램퍼스 텐트에는 거실과 침실은 물론 주방, 화장실(샤워실) 등 일반 글램핑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편의시설이 내부에 모두 설치돼 있다. 외부엔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독립된 테라스가 각 텐트마다 딸려 있다. 도넛형과 모듈러형의 면적은 각각 49.5㎡와 42.5㎡로 모두 4인 가족이 묵을 수 있는 크기. 대지 1320㎡에 텐트 8개 동이 자연과 어우러져 펼쳐져 있다.

텐트 내·외부는 자외선, 변질, 변색, 오염 등에 강한 유럽산 멤브레인을 두 겹으로 씌웠다. 내·외부의 두께는 내부 온도 유지의 최적의 조건인 13㎝를 정확히 맞췄다.

글램퍼스는 드라마 <궁>과 <아이리스>에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 유명세를 탄 ‘생각속의 집’ 펜션 김영관 대표의 힐링 철학을 담아 탄생했다. 글램퍼스는 생각속의 집 양평 본점 맞은편에 위치한다.

김 대표는 글램핑을 진정한 힐링을 찾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글램핑장은 텐트와 텐트 사이가 7∼8m에 불과하고 자동차도 텐트 바로 옆에 위치해 쉬러 왔는지 뭣 하러 왔는지 조차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며 “글램핑은 말 그대로 진정한 힐링을 위한 캠핑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글램퍼스를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독일 유학파 부부 건축가인 심희준씨와 박수정씨(이상 건축공방 공동대표)와 의기투합, 글램퍼스의 설계를 맡겼다. 그 결과 국내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형태의 독특한 텐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김 대표의 계산은 적중했다. 비수기인 지난 1월 문을 연 글램퍼스는 벌써부터 밀려드는 예약문의에 3∼4개월은 족히 기다려야 예약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중순 이후 비수기의 손실에 대비해 소셜커머스 그루폰과 손잡고 생각속의 집 VIP권과 글램퍼스 기프트 카드권 판매를 통해 약 5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도 성공적인 이륙의 기폭제가 됐다.

김 대표는 “작년 여름에도 오픈 할 수 있었지만 좀더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또 안 되는 계절이라는 겨울에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싶은 욕심에 1월에 오픈하게 됐다”며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겨울 캠핑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글램퍼스는 불과 1달 남짓의 운영 기간에도 영국과 독일의 유명 잡지에 소개되는 등 벌써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칠레에서는 글램퍼스의 텐트를 도입하고 싶다는 문의까지 왔다. 김 대표는 올해 국내 10곳에 글램퍼스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4곳은 글램퍼스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얘기까지 오가고 있다.

김 대표는 “글램핑은 정말 가방 하나만 들고 떠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느 누구와 이곳 글램퍼스와 생각속의 집을 찾더라도 떳떳하고 자신 있게 ‘나 글램퍼스 갔다 왔어’ ‘나 생각속의 집 갔다 왔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프리미엄급으로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문의: 031-773-2210).

박주호 쿠키뉴스 기자 epi0212@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