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아웃도어로드 CEO에게 길을 묻다]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 “혁신기술, 잘못됐다는 발상서 시작”

입력 2014-02-25 01:32


유럽계 스포츠 미디어그룹 선정 아웃도어 슈즈 판매 랭킹 아시아 1위, 세계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랭킹 16위.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혁신기술을 가진 제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전 세계 62개국에서 판매되는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바로 올해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맞은 트렉스타를 보여주는 수식어다.

트렉스타는 자동차 서스펜션 시스템을 적용한 아웃솔, 유리섬유를 활용해 얼음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아이스 그립, 와이어가 연결된 버튼으로 신발을 풀고 조이는 보아시스템 등산화, 사람의 발 모양을 딴 네스핏 등의 신기술들을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 아웃도어 신발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 올해 초에는 국내 아웃도어 기업 최초로 중국 대형 유통기업 즈칭(子靑Q)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는 “독창성이 있어야만 세계로 진출할 수 있고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다”며 “우리 제품도 네스핏 기술 등을 적용한 독창적인 제품을 선보였기에 인정을 받고 전 세계에서 팔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트렉스타의 혁신 기술은 기본적으로 세상의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발상에서 시작됩니다. 네스핏 기술의 개발도 그렇게 출발했습니다. A/S센터에 들어온 신발들을 보니 우리가 신발을 만들 때 모양이랑 다르게 변형이 돼 있었습니다. 변형된 신발이 편해서 새로 사지 않고 A/S를 맡겼던 거죠. 그래서 ‘처음부터 변형된 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서 그 모양을 연구했더니 바로 우리 발 모양이었습니다. 이후 2만명의 데이터를 통해 평균 족형을 찾았고 맨발과 가장 흡사한 네스핏 기술을 만들게 됐습니다. 해외 판매용은 그 인종에 맞춰 다시 2만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트렉스타가 기술력만 앞세우는 건 아니다. 전 세계로 수출되는 만큼 디자인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이 하고 있다. 현재 트렉스타의 신발 디자인은 국내에서 1/3, 이탈리아와 미국 디자인 회사에서 각각 1/3씩 맡아서 진행한다. 권 대표는 “매년 디자인에만 5억원의 비용을 지불한다”며 “색상은 국가마다 선호도 차이가 커 애를 먹고 있지만 디자인 만큼은 해외 전시 때마다 새롭고 좋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승승장구를 바탕으로 권 대표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꾸고자 하반기부터 BI(Brand Identity)도 전면 개편한다.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신발은 물론 의류에서도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독창적인 기술의 제품들을 폭넓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자 직영점 및 대리점도 40여개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 아웃도어 시장이 전 세계 2위 규모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 옷 몇 개 더 팔려고 유명 연예인 앞세워 광고할 게 아니라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브랜드가 됩니다. 트렉스타는 외형이 좋아 보이는 제품이 아니라 좀더 우리 몸을 편안하게 하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추구할 생각입니다. 무게가 마이너스인 의류,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글=김 난, 사진=윤성중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