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우 목사의 시편] 통일로 가는 길

입력 2014-02-25 01:35


지난 22일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이 끝났다. 남한의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모두 12만9264명이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이들이 숨졌고 이제 7만1480명만이 생존해 있다. 더 이상 단발적인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만이 아니라 문화, 체육 등의 교류가 활발하다 보면 신뢰가 쌓일 것이고 통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이 되면 군비축소, 소비시장 확대, 건설경기 회복 등 경제적인 ‘대박’이 기대된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이다. 북한이 어떤 생각으로 중국과 대한민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통일을 위해 정부는 통일헌법 초안을 잡고 행정 제도와 이질적인 문화 극복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 교회는 교회대로 통일시대 선교를 준비해야 한다. 통일이 되면 한국교회는 북한선교를 통해 또 한번 영적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세계 최대 선교사 파송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통일시대 선교를 준비해야 할까. 먼저 통일을 위한 기도와 함께 통일시대 선교를 통한 민족 부흥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다음으로 선교비를 준비해야 한다.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올 것이다. 교회들은 1년 예산의 몇 퍼센트라도 통일시대 선교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에서와의 화해를 시도하던 야곱은 선물을 준비했다. 그가 준비한 선물은 형을 속였고 물질 우선 가치관에 대한 회개였다. 선물은 그의 마음이었고 화목제물이 되었다.

지금부터 남쪽교회는 북쪽선교를 위해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신뢰를 쌓아가는 구체적인 방법은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새터민을 긴급한 선교대상으로 섬기는 것이다. 새터민들의 한국교회에 대한 평가는 통일 초기 선교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높은뜻숭의교회연합’ 대표인 김동호 목사는 교회 건축 비용으로 회사를 세웠다. 새터민들의 소원을 듣고 그들이 받고 싶어 하는 수준의 월급을 지급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목사가 회사를 세웠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지만 목사로서 그 일을 결단하기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 회사는 부도가 나도 성공하는 것이고 흑자가 나도 성공하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그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북쪽 형제들에게 ‘그의 이야기’를 전할 것이다. 그것이 살아 있는 복음이 될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우리의 단절된 관계를 잇기 위해 죽으심을 택했다. 죽으심이 없이는 부활이 없다. 민족의 통일과 통일시대의 선교를 위해 우리가 먼저 죽어야 한다. 통일시대 선교비를 준비하는 것과 지금 새터민을 섬기는 일은 무엇인가를 희생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교회들이 많은 것을 절제하고 새터민을 위한 회사를 세우는 일, 통일시대 선교비를 예치하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통일은 시작될 수 있다. 오늘 아침 ‘통일’에게 어서 오라했더니 통일은 이미 와 있다고 한다.

(일산 로고스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