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엘 차포’ 붙잡혔다
입력 2014-02-24 01:37
세계 최대 ‘마약 왕’으로 스페인어로 키가 작은 사람을 뜻하는 ‘엘 차포’라는 별명이 붙은 멕시코 시날로아 갱단 두목 구즈만 로에라(56)가 붙잡혔다. 그는 키가 168㎝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 사법 당국은 태평양 연안인 마자틀란 리조트에서 로에라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수갑을 찬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로에라가 체포되기는 2001년 1월 이후 13년 만이다. 1993년부터 멕시코에 수감돼 있던 그는 당시 미국으로 범죄인 신병 인도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 세탁물 바구니에 숨어 탈주했다.
로에라가 이끄는 시날로아 갱단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마약을 불법 공급해온 최대 조직으로, 연간 엄청난 양의 마약을 거래하면서 수십년간 마약 카르텔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그를 공갈 및 코카인, 헤로인, 마리화나(대마초), 메탐페타민 등 마약류 거래 연루 혐의로 기소했으며 그의 목에 무려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은 그를 체포한 것이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것에 버금가는 일대 사건이라고 하루 종일 호들갑을 떨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로에라 체포는 멕시코와 미국 국민의 이정표적인 성과이자 승리”라고 뿌듯해했다. 그는 “로에라의 범죄활동 때문에 전 세계 수백만명이 마약 중독, 폭력, 부패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삶이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무리요 카람 멕시코 법무장관은 “로에라가 이날 오전 6시40분쯤 체포돼 멕시코시티 공항으로 이송됐으며 곧장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그는 신원미상의 여성과 함께 있다가 붙잡혔으며 체포 과정에서 총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에라는 한때 미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에 포함돼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리스트에도 프랑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보다 위에 오른 적도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