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외치던 등록금 2014년에도 생색내기 인하

입력 2014-02-24 01:34

광주·전남지역 대학들의 올해 등록금 인하가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대학이 학부모·학생들과의 ‘고통 분담’을 외쳤지만 1% 미만 찔끔 인하에 그쳤거나 등록금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23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광주대가 지난달 8일 가장 먼저 2014학년도 등록금 동결방침을 정한 이후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동결이 줄을 잇고 있다. 광주대의 경우 2012년 5.1%, 2013년에는 0.2%를 선도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전남대는 최근 기성회 이사회에서 새 학기 등록금을 평균 0.22% 내리기로 결정했다. 대학 측은 학생 1인당 2만원 정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2012년과 지난해 등록금을 5.0%, 0.4% 깎았다.

올해 등록금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조선대는 일단 지난해와 같이 동결된 금액의 임시 고지서를 학부모·학생들에게 보냈다. 이 대학은 3월 중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등록금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록금이 동결될 경우 이 대학은 3년 연속 같은 금액의 등록금을 받게 된다.

호남대는 공학·예능계열 등록금은 0.82% 내리고 인문사회·이학체육 계열은 동결키로 했다. 광주여대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는 0.3% 인하하고 4학년은 동결한다.

지난해 등록금을 동결한 동강대는 올해 0.4% 낮췄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한 이 대학은 2012년에는 5.02% 내린 바 있다. 역시 2009년부터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했던 순천대는 2012년 5.5%, 2013년 05% 인하에 이어 올해는 역시 등록금을 0.4% 낮췄다. 목포대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0.3% 인하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말 제시한 2014학년도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은 최고 3.75% 수준이다. 하지만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5000억원대에 이르는 국가장학금 혜택과 각종 국가재정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게 돼 1% 미만의 소폭 인하로 시늉만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 장모(52)씨는 “사립대에 합격한 아들의 한 학기 등록금이 학생회비를 합치면 370만원이나 된다”며 “피부에 느껴지는 등록금 인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