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결산 (1)] ‘3연속 톱10’ 실패했지만… 평창 가는 길은 쾌청
입력 2014-02-24 01:35
소치 동계올림픽이 24일 새벽(한국시간)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4년 동안 피나는 훈련으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 태극전사들은 눈물을 흘렸다. 기쁨의 눈물도 있었고, 안타까움의 눈물도 있었다. 그러나 잘 싸웠고, 모두가 승자다. 그들의 모습에 국민들도 따라 울고 웃으며 감동에 빠져들었다. 국민일보는 5회에 걸쳐 소치올림픽을 되돌아보고 2018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한다.
한국은 소치올림픽에서 목표로 잡은 3회 연속 종합순위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4년 후 평창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소치올림픽에 사상 최대 규모인 71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결과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최종 순위 13위. 아쉬운 성적이지만 일부 비인기 종목의 선전으로 평창올림픽의 메달 전망을 밝힌 건 예상 밖의 수확이다.
한국은 2006 토리노올림픽에서 금 6개, 은 3개, 동 2개로 7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0 밴쿠버올림픽에선 금 6개, 은 6개, 동 2개를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소치올림픽에선 역대 최악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이 톱10에서 밀려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금2·은2·14위) 이후 12년 만이다. 더욱이 한국은 12년 만에 중국에 아시아 국가 1위 자리도 내줬다. 중국은 소치올림픽에서 금 3개, 은 4개, 동 2개를 따내 12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밴쿠버 영웅’들이 부진했던 것.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12위로 밀려났고, 500m에서 2연패를 노렸던 모태범도 4위에 그쳤다. ‘빙속 여제’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함으로써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올림픽 첫 은메달을 딴 것은 기대 이상의 성과다. 밴쿠버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가 쏟아졌던 스피드스케이팅은 이번에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에 그쳐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선 모두 5개의 메달(금2·은1·동2)이 나왔다. 박승희는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와 1000m에서 금메달을, 500m에선 동메달을 따냈다. 심석희는 3000m 계주 금메달,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남자 쇼트트랙은 대회 3관왕에 오른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귀화 논란에 시달리며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남자 쇼트트랙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하나도 못 건진 건 12년 만이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2연패를 노렸던 ‘피겨 여왕’ 김연아의 은메달도 아쉬운 대목이다.
비인기 종목에선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스켈레톤에 혜성처럼 등장한 윤성빈은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고, 모굴 스키의 ‘신성’ 최재우는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최초로 결선 무대를 밟았다. 역사가 짧고 훈련 환경도 열악한 여자 컬링은 특유의 투혼으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8위로 선전했다.
한국 여자 루지의 성은령은 1인승에서 최종 29위에 올라 목표로 했던 20위권 진입에 성공했고, 한국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간판’ 원윤종-서영우 조는 네 차례 레이스 합계 3분49초27을 기록해 역대 최고 성적인 18위에 올라 평창올림픽에서 맹활약을 예고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