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 풍부한 ‘혈장 주사’… 퇴행성 목·허리 디스크 진행 억제 효과

입력 2014-02-24 01:39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PRP) 주사가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막는데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사랑병원은 고용곤 병원장 연구팀이 퇴행성 변화가 진행 중인 척추관절 내 추간판(디스크) 조직에 PRP를 첨가하고 6개월간 지켜본 결과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3(MMP3), 사이클로옥시게나제2 등 퇴행성 마커(표지자)들이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23일 밝혔다. 반면 단백질 구조물이 합성될 때 발생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아크레칸과 콜라겐2 수치는 상승했다.

연구팀은 허리 디스크 환자 3명에게서 떼어낸 변성 디스크 조직에 면역반응 유발물질 ‘사이토카인’을 주입한 뒤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군에는 PRP를 첨가하고, 대조군에는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

그 결과 PRP 실험군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MMP3, 사이클로옥시게나제 등의 단백질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MMP와 사이클로옥시게나제는 노화 등 퇴행성 변화로 조직세포가 변성될 때 증가하는 생리활성물질이다. 다시 말해 이들 물질의 수치가 높으면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로, 낮게 나오면 별 문제가 없거나 증상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각각 받아들여진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단백질 구조물이 합성될 때 증가하는 신호전달물질 아그레칸과 콜라겐2도 측정했는데, 두 물질은 6개월 전 실험을 시작할 때보다 오히려 많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디스크가 건강한 새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뜻이다.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박재현 소장은 “노인들이 골절 부상 위험을 막기 위해 골다공증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처럼 PRP 주사를 잘 활용하면 노화에 의한 목·허리 디스크의 진행을 억제하는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정형외과학연구저널’(JOR)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