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년 후 평창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입력 2014-02-24 01:35
소치동계올림픽이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러시아는 대회 준비에 무려 500억 달러(약 54조원)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들인 천문학적 액수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겉보기에는 웅장하고 화려하기 그지없었으나 세밀함이 부족했다. 개막 직전까지 계속된 공사, 칸막이 없는 화장실, 툭하면 고장 나는 선수촌 시설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이제 평창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우리나라는 일본(두 차례 개최)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다. 평창은 소치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세계에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완벽한 올림픽이 돼야 한다. “내일이 개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착실히 준비해나가야 평창올림픽은 성공한다. 북한이 참가하도록 스포츠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단일팀 구성도 북측과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모두 13개의 경기장이 필요하다. 설상 종목 6개는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고 썰매, 컬링, 스피드·피겨 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 7개 경기장은 새로 짓는다. 도로와 고속철 등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다. 그런데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소치의 5분의 1도 안 되는 90억 달러(약 9조6000억원)의 예산으로 대회를 무리 없이 치를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조직위의 과욕이 아니길 바란다.
국가대표의 경기력을 높이는 일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 쇼트트랙을 제외하고 평창에서 메달을 자신할 종목이 없다. 그 쇼트트랙마저 실력 평준화로 100% 메달을 확신할 수 없는 처지다. 김연아 선수가 소치를 끝으로 은퇴하고 모태범 이승훈 선수의 경기력도 예전만 못해 피겨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밴쿠버의 영광을 평창에서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걸출한 신인들도 보이지 않는다. 자칫 평창에서 우리나라가 들러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김연아가 있기 전 피겨스케이팅은 불모지였다. 설상 종목에서도 제2의 김연아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소치에서 그 가능성을 봤다. 경기력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에 비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