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테마거리 관리 실종
입력 2014-02-23 16:01
[쿠키 사회]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제주시 일부 테마거리가 퇴출됐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가 조성한 테마거리 대부분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시는 테마거리가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시정조정협의회를 통해 관리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최근 협의회를 열어 테마거리 중 이용자가 없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테마거리를 퇴출시켰다. 이에 따라 시내 16개 테마거리 중 7곳이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일반도로로 전환될 예정이다. 시는 또한 테마거리로 유지되는 곳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그러나 실제 테마거리 대부분이 본래 취지를 잃은 채 관광객 유인 등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고마로 테마거리의 경우 관리부실로 퇴출된 다른 테마거리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인제사거리에서 도선거관리위원회 구간인 고마로 거리는 인도에 설치된 48개 조랑말 조형물 중 절반 이상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조랑말과 말발굽 형상의 조명시설은 고장나거나 꺼진 채 제때 수리되지 않고 있으며, 조형물 상당수는 조명등 덮개가 빠져 있는 상태다.
인제사거리에서 수협중앙회 일도지점 구간에 설치된 조형물은 아예 조명시설이 작동되지 않아 관광객들에게 조잡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다른 테마거리들도 조형물의 전기 누전으로 고장이 반복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정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시 일도동 김모(46)씨는 “고마장(古馬場·수천 마리의 말을 방목하던 곳)이 있던 지역을 상징하는 유일한 시설물인데 주민들도 대부분 모르고 있다”며 “이름뿐인 테마거리로 전락해 예산만 낭비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