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中 농민공… “귀향보다 도시 정착”

입력 2014-02-22 01:35


중국 농민공(農民工·도시지역 빈곤층 노동자)이 진화하고 있다.

바링허우(80後·80년대생) 또는 주링허우(90後·90년대생) 농민공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산업이 발달한 동부 연안지역에서 중서부 내륙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동부 지역에서는 심각한 농민공 구인난을 겪고 있다.

특히 ‘신세대’ 농민공은 돈을 벌어 다시 농촌으로 돌아가려는 ‘구세대’ 농민공과는 달리 도시에 정착하기를 원한다. 이에 따라 도시 지역에서는 의료보험, 자녀교육, 주택공급 등을 둘러싼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농민공 공작영도소조 판공실은 2013년 기준 전국의 농민공 수를 2억6900만명이라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2012년보다 2.4%(633만명)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증가율은 2012년보다 1.5% 포인트 감소했다. 농민공 수가 여전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증가 추세는 누그러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농민공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고향을 떠난 농민공은 1억6600만명에 달했다. 바링허우·주링허우 농민공은 전체의 70% 이상으로 집계됐다. 2010년에는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농민공이 60% 수준이었다.

농민공 한 명당 월평균 수입은 2609위안(약 45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보다 13.9%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농민공 수입은 농민 한 명당 평균 수입의 50%를 차지했다. 도시에서 노동 등을 통해 버는 돈이 농촌에 남아 농사를 짓는 수입과 똑같다는 얘기다.

전체 농민공 가운데 도시 의료보험에 가입한 수는 5018만명(18.7%)에 불과했다. 이들 가운데 직장의료보험에 가입한 농민공이 4667만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51만명은 도시에서 노동 등 비정규직에 종사하면서 의료보험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농민공을 따라 도시로 전학한 의무교육 과정(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는 1277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의무교육 학생수의 9.3%에 해당한다. 이들이 공립학교에 다니는 비율은 80.4%로 전년도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는 농민공 부모가 도시지역 후커우(戶口·호적)를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제한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개선책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농민공이 내륙지역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중부 지역 농민공 수는 전년도에 비해 9.4%, 서부 지역 농민공 수는 3.3%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상하이, 장쑤성, 저장성, 푸젠성 등 중국 동남부를 가리키는 화동(華東)지역 농민공 수는 0.2% 줄어들었다. 전체적으로는 동남 연해지역 농민공이 아직도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서부 내륙지방의 농민공 평균 수입이 동부 연안지역보다 10%가량 적은데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농민공 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양즈밍(楊志明) 주임은 이에 대해 “고향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하면서 가정을 돌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활비도 동부 지역보다 싸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